<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녀석이 등장했다. ‘지프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Jeep® Renegade Trailhawk)’다.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포스가 남다르다. 심지어 별명은 ‘미니 랭글러‘란다. 오프로드 최강자로 꼽히는 랭글러의 축소판이라니. 더 이상의 설명이 불필요해 보인다.

‘레니게이드’라는 단어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인 지프의 소형 SUV 이름으로 친숙한 편이지만, 알고 보면 반전(?)이 있다.

변절자, 이탈자라는 무서운 뜻으로 해석되는 레니게이드는 그만큼 통제하기 어려운,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는 차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도심형 SUV인 레니게이드조차 자유분방함을 표방하고 있는데 여기에 트레일호크가 붙었으니 더욱 묘한 느낌을 준다.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기자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 어떤 험로라도 카리스마 넘치는 매처럼 휘젓고 다닐 수 있는 힘’이 적절해 보인다.

지프가 작심하고 내놓은 고성능 오프로드 버전인 ‘트레일호크’가 국내에 발을 내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높은 기대를 안고 시승에 나섰다.

<사진=이태구 기자>

콤팩트한 사이즈의 개성 있는 외관은 언 듯 보면 레니게이드와 큰 차이가 없다. 지프 고유의 박스형 디자인과 작은 차체가 맞물린 탓에 '장난감’ 같은 인상을 준다.

기존 차들과 마찬가지로 둥근 헤드램프와 X자 테일램프, 세븐 슬롯의 프론트 그릴 등은 지프의 정체성을 강조해 준다.

하지만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는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최강의 소형 SUV’라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블랙의 포인트 컬러를 활용해 스포티한 느낌을 주면서도 통일성을 갖춘 점이 눈에 띈다. 후드 부분 중앙에 자리 잡은 데칼과 사이드 미러, 그릴, 지프 엠블럼 등이 블랙 컬러다. 특히 시승차의 외장 컬러는 숲이 우거진 밀림이나 사막 어디라도 잘 흡수될 수 있는 짙은 녹색 빛의 앤빌이었다. 블랙 컬러와 더욱 조화롭게 느껴졌다.

하단 범퍼는 예리하게 꺾여있다. 진입각을 향상시키기 위한 이유에서다.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는 최저지상고 210mm, 진입각 30도, 이탈각 34도, 여각 24도, 최고 수중도하 깊이 480mm의 하부 스펙을 확보했다. 돌이나 자갈 등 노면이 고르지 못한 오프로드 주행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디테일이 돋보였다.

후면부는 차량을 구덩이에서 끌어낼 수 있는 레드 컬러의 토우 후크가 부착돼 있다. 이 역시 오프로드에 특화된 차라는 점을 강조해 주는 부분이다.

17인치의 오프로드 블랙 알루미늄 휠과 오프로드 타이어는 단단하면서도 다부지다. '언제, 어디라도 달릴 준비가 돼 있어!'라고 외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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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양쪽 측면에 부착된 ‘트레일 레이티드 뱃지’와 ‘레드 컬러 레니게이드 뱃지’는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트레일 레이티드 뱃지를 달기 위해서는 미국 군용차를 평가하는 네바다 오토모티브 테스트 센터(NATC) 주관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루비콘 트레일 등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를 통해 성능이 검증돼야 한다. 지프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양쪽 앞문 하단부에 부착된 ‘레니게이드 뱃지’는 기존의 실버 컬러와 다르게 레드 컬러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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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을 베이스로 한 내부 인테리어에는 레드가 포인트 컬러로 사용됐다. 깔끔하면서도 스포티하다. 특히 동반자석 시트 엉덩이 부분을 들어 올리자 비밀의 수납공간이 숨겨져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센터페시아 하단부 왼족에는 오토·스노우·샌드·머드·락의 5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 설정 다이얼이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의 차체 크기는 전장 4255mm, 전폭 1805mm, 전고 1695mm, 축거 2570mm다. 기존 레니게이드 크기는 같지만 공차 중량은 1630kg으로 170kg 더 무거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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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뤄진 시승은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거쳐 파주 감악산 오프로드 코스까지 왕복 200km 구간이었다.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부터 주행을 시작했다. 온로드 구간에서의 주행은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특히 정차 중 시동을 자동으로 꺼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제 역할을 해줬다. 특히 큼지막한 사이드 미러 덕분에 탁월한 시야 확보가 가능했다.

다만 오프로드에 더욱 최적화된 덕분인지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은 약간 무거운 감이 있었다.

자유로 구간에 들어서자 차량 이동량은 크게 줄었다. 직진 코스에서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아 속력을 냈다. 초반에 치고나가는 느낌은 부족한 듯 했지만 이내 속력이 붙기 시작하니 파죽지세였다. 순식간에 시속 150km를 돌파했다.

디젤 차량임에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에서의 풍절음은 적었고 차체가 무거운 덕분에 안정감도 좋았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감악산까지의 구간은 노면 상황이 좋지 않은 시골길과 구불구불한 와인딩 구간이 많았다. 도로 군데군데가 파이거나 푹 꺼져 있었지만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큰 흔들림 없이 달릴 수 있었다. 또 고속 코너링 시에도 높은 접지력을 발휘, 휘청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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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운전 끝에 한적한 오프로드 구간에 도착했다. 흙길에는 자갈들이 깔려있었고 언덕은 비탈졌다.

이 차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20대 1의 기어비의 최첨단 지능형 4x4 시스템인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로우 AWD 시스템 ▲락(Rock) 모드가 추가된 트레일호크 셀렉-터레인 지형설정 시스템 ▲트랜스퍼 케이스와 전방 서스펜션 ▲연료탱크 등은 오프로드를 위해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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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WD 로우 기어와 4WD 록 기능은 정통 오프로드 SUV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 시켜줬다. ‘로우 기어’는 전륜과 후륜 토크를 고정시킴으로서 4륜 구동력을 최대로 확보해 준다. ‘록 기어’는 네 바퀴 중 접지력이 가장 좋은 한 바퀴에 나머지 세 바퀴의 토크를 몰아줘 바퀴가 헛도는 험로에서도 차량을 이동시켜준다.

‘로우 기어’를 맞추고 언덕길을 올랐다. 가속페달을 세게 밟지 않았음에도 올라가는 힘이 대단했다. 특히 오르막 중간에 브레이크에서 잠시 발을 떼 봤다. 뒤로 밀리지 않고 단단히 중심을 잡고 버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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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렉-터레인 설정 다이얼을 돌려 지형 설정을 ‘락(돌)’으로 맞춰놓자 울퉁불퉁한 길도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가파른 내리막길에 접어들자 차가 스스로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고 묵직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내리막길 주행 제어 장치’가 탑재된 덕분이다. 자동으로 4개의 바퀴의 초당 브레이크 압력이 조절됐고 별다른 페달 조작 없이 핸들 조작만으로 안전하게 내려왔다.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에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2.0L 터보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9단 자동변속기는 더욱 공격적인 출발과 부드러운 동력 전달을 가능하게 돕는다. 특히 고속에서도 낮은 대역의 RPM을 사용하므로 온로드 주행 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결빙방지 와이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어드밴스드 브레이크 어시스트 ▲가죽 기어 노브 ▲앞 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헤드램프 레벨링 시스템 ▲코너링 포그 램프 등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시승을 끝내고 확인해 보니 100km를 주행하는데 8.2ℓ의 연료를 사용했다.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12.2㎞/ℓ다. 공인 복합 연비 11.6㎞/ℓ(도심 10.5㎞/ℓ, 고속 13.1㎞/ℓ)보다 높게 측정됐다.

압도적인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지프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의 판매 가격은 4140만원이다.(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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