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토종채소 <사진제공=경기도농기원>

[이뉴스투데이 경인지역본부 김승희 기자]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김순재)이 토종채소의 보존과 보급을 위해 2년 동안 토종채소자원 연구를 진행 630여종의 종자를 수집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14년 10월 제정된 경기도 토종농작물 보존과 육성을 위한 조례에 따른 것으로 농업기술원은 2015년 1월부터 토종채소 수집에 나섰다.

김진영 도시원예팀장은 “농기원에서는 통상 30년 이상 재배된 작물을 토종 기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토종작물에 대한 기존 연구가 주로 잡곡이나 콩에 집중된 반면, 이번 연구는 도시민들도 쉽게 재배할 수 있는 채소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기원은 2년 동안 토종채소를 연구하는 민간단체 토종씨드림과, 농촌진흥청 유전자원센터와 함께 도내 화성과 안성을 중심으로 토종채소를 모집했다. 수집은 조사원이 직접 262개 농가를 방문, 농가가 보유중인 토종채소의 종류와 유래 등을 묻고, 채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해서 모은 토종채소가 현재 630여 점에 이른다. 종류별로는 고추가 257점으로 가장 많고, 배추, 무, 갓이 182점, 호박 59점, 상추 45점, 파 19점, 참외 10점, 아욱 7점 등이다.

농기원은 지난해까지 수집을 완료한 630여 종 가운데 100여 종을 대상으로 특성조사를 실시했으며, 2018년까지 매년 100여종 씩 총 300종을 시범재배한 후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상추와 배추, 시금치 등 10종 내외의 우수 토종채소를 선정해 민간에 보급할 방침이다.

민간 보급 방식은 지역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하거나,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도시 농부 등에 종자를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는 우수 종 20여개를 화성시 행복텃밭, 안산시 도시텃밭, 남양주 주말농장에 시범 재배 중이다. 농기원은 6월초 이들 토종 채소를 민간에 공개해 선호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공개 예정인 우수 종 일부를 살펴보면 상추계통으로 개쎄바닥 상추가 있다. 이 상추는 강화도의 한 농가가 보존하던 것으로 잎 생김새가 개 혓바닥과 비슷해 개쎄바닥 상추로 불린다. 토종 고유의 쓴맛과 단맛이 어울려져 식감이 좋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배추는 구억배추와 경종배추가 있다. 구억배추는 제주도 대정읍 구억리의 할머니 한분이 심어오던 배추로 지명을 따 구억배추라고 불린다. 일반 배추와 달리 김치를 담그면 오랫동안 무르지 않고 아삭한 맛이 그대로 보존되고 쌈으로도 맛이 좋다는 평가다.

경종배추는 전라북도 완주시 의 한 농가가 보존하던 것으로 속이 많이 차지 않고 잎이 얇고 고소한 맛이 나 쌈배추로 좋다. 성분조사 결과 면역성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플라보노이드 및 폴리페놀 함량이 다른 배추 보다 높아 관심을 끌고 있다.

고추는 캡사이신 함량이 높아 매운맛이 강한 화성재래고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은 안성재래고추, 관상가치가 우수한 하늘초고추 등이 우수종으로 선정됐다.

농기원은 이 밖에도 토종채소를 이용한 4인 가족 기준의 쌈 + 샐러드 텃밭, 나물 + 국거리 텃밭, 김치 텃밭, 과채류 텃밭 등 다양한 재배 모델도 개발하는 한편, 채소에 대한 성분분석을 실시, 건강채소 등도 발굴할 방침이다.

김순재 원장은 “토종채소는 성장이 느려 대중화하기는 어렵지만 텃밭이나, 베란다를 이용해 소량으로 채소를 기르는 도시농부에게 적합한 품종”이라면서 “토종 식물 자원 보존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별한 식재료를 원하는 도시민들을 위해 로컬푸드 매장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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