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내 조선 3사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연이어 수주하는 등 조선업계에서 낭보가 전해지나 업계에서는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5월에만 각각 4척의 VLCC를 노르웨이,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각각 발주받고, 대우조선해양도 3척의 VLCC 수주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LNG선박의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2010년 이래 불황에 허덕이던 조선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선박 가격이 반등 추세로 돌아섰을 뿐 아직은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5월 신조선가 지수는 122포인트, 중고선가 지수는 86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달에 비해 각각 1포인트씩 상승했다.

단순 선박 제작기술뿐만 아니라 엔진 등 부속품까지 고도화를 이룬 한국의 선박이 가장 먼저 팔리는 현상이지만 추격해 오는 일본과 중국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평가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산업은 품질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도 "한국이 머뭇거리던 사이 한국이 주도하던 세계 조선시장이 한·중·일 3강 구도로 어느새 변해버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일본 조선업계는 지난 2015년 합병, 공동 출자 등을 통한 대형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고부가가치선 생산으로의 체질을 개선했다. 저가 벌크선에 주력하던 중국도 COSCO쉬핑 주도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량 발주하며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즉 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지지분해지고 기술경쟁력까지 추월당하면 3위로 밀리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우려다.

그는 "한국 조선업이 부활하는 것은 무엇보다 기쁜 일이지만 자칫 이 때문에 집중해야 할 구조조정 노력이 와해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해운업에서도 감지됐다. 한진해운 파산 등 극심한 불황 속에서 최근 구조조정으로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현대상선도 안정적인 수익은 내년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주간 혹은 월간 기준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영업이익은 내년 3~4분기부터나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 발주 VLCC 10척 포함 연이은 수주를 기록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조심스럽다.

지금까지 공적자금 7조원이 투입된 대우조선은 내년까지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을 통해 5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수립하고 사무직 10~15% 임금반납과 임원 20~30% 임금반납, 생산직 연월차 소진, 휴일 특근 축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말 약 1만500명으로 줄어든 직영인력을 2018년 상반기까지 9000명 이하 수준으로 감소시킬 예정"이라며 "가까스로 민간 전문가 8인으로 구성된 경영정상화위원회가 출범한 만큼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의 전환이 최우선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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