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i30 <사진제공=현대차>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해치백 i30의 판매를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정작 해치백 시장의 확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인 직후를 제외하곤 쭉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오던 i30는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해치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증거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업계는 물론, 현대차 마저도 국내 해치백 시장에 걸린 저주가 풀릴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타 국가에 비해 왜건과 해치백 형태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여전히 떨어지는 것은 물론, 높아지는 SUV의 인기 속에서 해치백이 나설 자리가 크지 않다는 등 많은 한계점이 존재한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i30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620대가 판매됐다. 이는 올 1월(84대)와 2월(410대)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실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된 3세대 모델인 '핫 해치 i30'를 공식 출시했다. i30는 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 내수시장에서 648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월(172대)보다 약 3.8배 증가한 수치다.

3세대 i30는 첫 스타트를 순조롭게 끊는 듯 했지만, 이후 판매량이 떨어지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반적으로 출시 3~4개월간 유지되는 '신차효과'도 i30를 비껴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판매는 두 자리수에 그쳤다.

하지만 i30는 지난 2월 420대를 판매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특히 3월 판매한 620대는 최근 2년간 월판매 대수와 비교해 볼때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높은 실적이다.

이 같은 상승세에 현대차는 풀체인지 모델 출시 반년 만에 2017년형 i30를 선보이며 판매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일 출시된 2017년 i30는 기존 모델보다 트림을 단순화하는 한편, 고객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여러가지 사양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또 최하위 트림의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20만원 저렴하게 책정해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배우 유인나와 가수 아이유가 출연한 i30 광고 <사진제공=현대차>

이와 함께 현대차는 배우 유인나와 가수 아이유를 i30의 새로운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i30 디스커버리즈' 광고를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을 낮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방영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판매로 연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치백 시장이 한국시장에서 확대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관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한국은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없는 세그먼트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이나 호주 등의 국가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해치백에 대한 인식 자체가 '못생긴 차'로 자리잡고 있다"며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해치백을 살 바에는 SUV를 사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그나마 선방했다고 꼽히는 모델로는 폭스바겐의 골프가 있다"면서 "골프가 해치백 모델 가운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자동차 시장을 놓고 엄밀히 따져보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국내 해치백 시장은 수입차 업체도 뚫지 못한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국내 해치백 시장 확대와 관련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해치백의 경우 마켓쉐어가 워낙 작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활발한 i30 마케팅은 해치백 시장 안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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