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오리온>

[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올해로 44살이다. 1974년 4월 출시된 ‘초코파이’는 국내를 넘어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 해에만 약 20억 개 이상 팔리는 ‘월드 스타’다.

23일 오리온에 따르면 ‘초코파이’는 수분 함유량이 높은 마시멜로우와 비스킷, 초콜릿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진 제품이다. 일반 비스킷과 달리 오리온의 독자 기술로 만들어진 특수한 배합과 제조 과정을 거쳐지는 데 인기 비결이 있다.

수분이 많은 제품일수록 미생물에 의한 변패가 발생하거나 풍미가 변하기 쉽지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돼 전 세계 각국에 수출할 수 있는 품질로 탄생하게 됐다.

‘초코파이’는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지게 됐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호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이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된 것이다. 약 2년여에 걸친 실험과 개발을 통해 수많은 시제품을 만들면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74년 4월 드디어 오늘날과 같은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 이후 1970년대 들어서면서 경제가 급속히 성장해 식생활 문화도 크게 달라지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좀 더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과자를 원하기 시작했고 이 같은 시대적 배경 속에서 오리원 연구원들은 새로운 제품, 복합제품에 대한 개발 의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초코파이'는 당초 상류층을 주 타깃으로 태어났다. 이 때문에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초콜릿 제품과는 어울리지 않는 파격적인 파란색 패키지를 선택했다. 1979년에 들어서면서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브랜드를 강조했다. 당시 '초코파이'의 유사품이 쏟아지면서 경쟁사와의 차별을 강조하기 위해 브랜드 네임을 강조하고, 초콜릿을 연ㄴ상시키는 갈색 계통으로 패키지를 바꿨다.

1989년도에는 '정(情)' 콘셉트로 감성 마케팅에 나섰다. 유사 제품의 디자인 모방 방지를 위해 한석봉 서체의 '情' 글자에 대한 상표 등록을 진행한 것이다.

<사진제공=오리온>

21세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글씨체를 현대적 이미지로 전환하고 패키지 상단의 직선도 부드러움을 가미해 곡선으로 바궜다. '오리온' 브랜드 심볼을 우측으로 옮기고 두 배 크기로 확대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오리온은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붉은색을 메인 컬러로 하는 등 수출용 패키지도 만들어냈다. 수출용에는 '정' 대신 '잇츠 나우(It's now)'를 표기했다.

2002년에는 수출용에 이어 내수용 패키지도 붉은색으로 통일했다. 내 포장지 재질도 투명 비닐에서 알미늄 증착필름으로 바꿨다. 2006년에는 오리온 창립 50주년을 기념한 새로운 패키지로 변신했다. '정' 글자체를 강조하고 '초코파이' 고유 컬러인 레드 컬러 패키지로 교체했다.

'초코파이'는 지난해부터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출발에 나서는 해라는 의미로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를 삽입, 자매제품 '바나나맛'과 '말차라떼맛'을 선보였다. 자매제품은 바나나와 말차라떼의 옐로우, 그린 컬러를 각각 넣어 제품의 특징을 강조했다.

디자인이 바뀌어 가면서 '초코파이‘는 맛도 바뀌었다. 초코파이는 지나누 2015년 10월 가격 인상 없이 개당 무게를 35g에서 39g으로 증량하면서 최근 한결 업그레이드 된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 진하고 달콤한 초콜릿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초콜릿을 약 13% 늘리고, 식감도 더욱 부드럽게 개선했다.

지난해 3월 오리온 창립 60주년을 맞아 출시된 ‘초코파이情 바나나’는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 제품이다. 바나나 원물을 넣어 바나나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려내고, 초콜릿과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맛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해 11월에 두 번째 자매제품 ‘초코파이情 말차라떼’를 출시했다. ‘초코파이情 말차라떼’는 국내산 말차의 향긋함과 더욱 풍부해진 초콜릿이 어우러진 달콤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시장에 먼저 ‘초코파이 말차’를 내놓으며 출시 두 달 만에 6000만 개를 판매하는 등 제품력과 인기가 확인됐다”면서 “더불어 국내 커뮤니티, SNS 등에서도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쇄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초코파이는 이 같은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및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 합산 매출 4820억 원을 올리며 사상최고 글로벌 매출 기록을 세웠다. 누적 판매액은 4조원을 넘겼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전 세계로 수출하면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그대로를 내보내지 않는다. 제품의 맛은 유지하면서 생산 과정과 내용물에서 현지화를 도입하는 것이다. 특히 나라별 문화와 특성에 맞춰 제품에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시멜로우의 원료가 되는 젤라틴이다.

마시멜로우는 기본적으로는 돈피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공통적으로 사용하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 수출하는 제품에는 우피 젤라틴을 사용하고, 할랄(HALAL)인증도 받는다. 또 힌두교를 믿는 인도에 수출하는 제품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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