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서안 정기 서비스에 투입된 SM상선의 컨테이너선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지난 1월 한진해운을 품에 안으며 출범한 SM상선이 마침내 미주노선 서비스를 시작하며 해운산업의 새 길을 찾아 나섰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함께 사라졌던 한국 부산항과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연결하던 노선이 SM상선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것.

SM상선은 20일 오후 6시 SM롱비치호가 닻을 올리며 미국의 2대 항만인 롱비치터미널을 향해 첫 항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6500TEU급인 컨테이너선 5척이 투입된 이 정기노선의 명칭은 CPX로, SM상선측은 이날 오후 부산신항만터미널에 접안한 뒤 오후 6시께 미국 서안 롱비치터미널로 출항했다고 설명했다.

CPX 노선은 닝보~상하이~광양항을 거쳐 부산항에서 북중국과 일본발 환적화물을 선적해 미주 롱비치항으로 화물을 운송한다. 품목은 주로 가전, 백화점 화물, 의류, 가구, 자동차 부품 등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한 신생 선사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2M, 오션, 디 얼라이언스 등 초거대 동맹들이 누비는 거친 바다에서 이제 막 미주 서안 노선 한개를 보유한 SM상선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노하우는 어느 누구에게도 팔 수가 없는 자신만의 기술을 뜻한다"며 "한진해운의 시스템과 인력을 그대로 흡수한 조직이니 이해 관계자가 수백여명에 달하는 정기선을 운항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정부의 법정관리와 함께 회사가 산산 조각 났음에도 40여년 해운 경영으로 쌓아온 경험까지 사라지게 하지는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에서 SM그룹 우오현 회장의 공격적 경영이 돋보인다. 우 회장은 미리 계획이라도 한 듯 출범과 함께 김칠봉 사장을 임명하고, 상무 3명, 이사 1명, 이사대우 5명을 비롯해 임직원 총 251명을 확정했다.

김칠봉 사장은 1991년 대한해운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치며 30년 가까이 해운업에 몸담고 있는 '해운맨'으로 취임 한 달여 만에 2만개의 컨테니어물량을 영업력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SM상선은 지난달 10일 한국∼하이퐁 노선, 21일 중국∼서인도 노선에 배를 띄웠고 이달 12일에는 부산~칭다오~신양을 잇는 한·중 노선을 개설했다.

이날 모항인 부산에서 미국 롱비치로 출항한 미주 서안 노선도 지난 16일 중국 닝보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컨테이너선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노선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다른 선사와의 선복교환을 협의 중이다.

이러한 급속한 정상화와 함께 부산항만공사도 한진해운 파산과 함께 급감했던 환적 화물을 회복할 수 있게 돼 반색인 분위기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바닥을 쳤던 한국 해운산업의 신뢰도가 다시금 올라갈 수 있게 됐다”며 "SM상선이 기존 국적선사들과 함께 상생 발전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과 확대를 통해 한국해운의 새로운 중흥을 이끌어 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SM상선측은 롱비치호가 부산항을 출항한 이날 인도동안 서비스(East India service)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5일에는 부산~도쿄~요코야마~오사카~고베를 잇는 한‧일 노선도 취항과 함께 신생 선사 사상 최단기의 항로 개설 기록을 세우고 있어 그동안 비관론을 내세우던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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