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아파트 브랜드 '청광플러스원'으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청광종합건설이 자체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자체 분양사업에서 발생한 미분양을 처리하느라 곤욕을 치른 뒤 다시 한번 사업성이 불투명한 자체 콘도분양 사업을 맡게돼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건설업계와 서귀포시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광종합건설(이하 청광종건)이 시공사로 참여했던 제주도 콘도사업에서 시행사 부도로 인해 해당 사업을 인수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색달동 1419~1420번지 일대에서 161실 규모의 콘도를 분양하는 이 사업은 '팰리스오브드림'이 토지 소유주·시행사로 KB부동산신탁에 수탁했으며, 청광종건은 단순 시공자로 참여했다.

2013년 5월 건축허가, 다음달인 6월 사업계획승인, 7월 건축계획허가를 받아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이듬해 1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준공 예정일인 2015년 4월을 목표로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저조한 분양률과 유동성 부족으로 시행사의 채무불이행이 발생, 결국 이 사업은 좌초됐다. 시행사와 시공사 간 법적공방이 진행되다가 지난달 공매물건으로 나온 사업부지를 청광종건에서 약227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자산규모 대비 18%에 이른다.

청광종건 측은 자체 사업으로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의 전망은 어둡다. 우선 한번 실패한 사업장에서 다시 분양에 성공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최근 중국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것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주팰리스콘도 사업부지와 미완성 건축물 <사진 출처=네이버 로드뷰>

청광종건이 자체사업에 진땀을 뺀 경험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2015년 7월 인천 서창2지구에서 582가구 규모의 자체 분양사업에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청광종건은 이 사업장의 분양을 마무리하는데 장장 1년 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 기간동안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2015년 분양매출은 150억원으로 전년대비(236억원) 급감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같은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분양이 장기간 적체되자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등 불필요한 비용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는 해당 단지의 미분양을 털어내면서 현금이 유입, 재무구조가 개선된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일시적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료=이뉴스투데이 취합>

이렇듯 청광종건은 서창2지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다시한번 자체사업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서 청광종건은 제주도 콘도의 기 분양자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처음부터 분양을 다시 시작해야한다. 제주 팰리스콘도는 2015년 말 기준으로 161실 중 37.60%가 분양됐다.

청광종건 측은 "기존 분양자들을 상대로 100% 환불을 완료했기 때문에 향후 사업 진행에 있어 마찰이 생길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 서창2지구 분양에서 유입된 현금의 상당 부분은 제주 콘도사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사업장에서 향후 발생할 홍보마케팅 비용과 미분양 리스크는 중견건설사인 청광종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 콘도의 분양시기와 공사재개 시점에 대해서 청광종건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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