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세정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SM3를 시승한 기자의 머리속을 멤돈 한 마디가 있다.

"SM3는 여성 운전 '초심자'를 위한 맞춤형 세단이로구나". 

물론, 자동차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대는 끝난지 오래다. 마음에 드는 자동차를 타고 다이내믹한 스피드를 즐기는 데 성별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은 차를 구매하기까지 기나긴 고민의 시간을 가진다.

'장농면허라 운전이 두렵다', '차가 크면 부담스럽다', '조작법이 익숙치 않다' 등 원초적인 이유에서부터 '고장이 잘 나지 않아야 한다', '실용성이 높아야 한다', '연비가 좋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면 좋겠다' 등 개인별로 중요하게 따져보는 여러 조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진=이세정 기자>

SM3는 이처럼 여성 운전자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다방면에서 해결해주기 충분해 보인다.

너무 크지도, 그렇다고 너무 작지도 않은 적당한 차체는 좁은 골목길이나 지하주차장 등 여성 운전자들이 겁낼 만한 공간에서 부담을 줄여준다. 

SM3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620mm, 1810mm, 1475mm다. 축거(휠베이스)는 2700mm다.

경쟁차종인 현대차 아반떼보다 전장과 전폭, 전고가 50mm, 10mm, 35mm씩 길다. 또다른 경쟁차인 쉐보레 크루즈와 비교할 때 전폭과 전고는 각각 5mm, 10mm 길지만 전장은 45mm 짧다. 휠베이스는 세 개 차종이 모두 동일하다. 

높게 설계된 시트 포지션은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도와준다. 괜시리 멀리까지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자신감이 붙는다.

뒷좌석(2열시트)의 경우 장시간 주행에도 무릎이 저리거나 땡기지 않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간단하고 심플한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는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각각의 버튼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다. 직관적인 느낌이 강하다.

기자 개인적으로 '과유불급'이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조잡스러운 센터페시아를 맞딱드리게 되면 시승이 끝날때 까지 버튼 한 번 누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심플한 편을 선호한다.

SM3는 눈으로 한 번 훑어보면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간단했다. 다만 세련미는 조금 떨어진다.

외관 디자인은 말 그대로 무난함 그 자체다. 디자인때문에 SM3를 골랐다 하면 거짓말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난하면서도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는 반듯함이다. 튀지 않는 적당함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못생겼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평범한 듯 뭉뚝한 SM3의 전체적인 라인은 르노그룹의 고집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크롬과 글로시 블랙 컬러가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단단한 인상을 준다. 특히 그릴 정면부에 자리잡은 태풍 로고는 SM3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로 빛나고 있다.

큼지막하면서도 사선으로 뻗은 LED 헤드램프는 투박한 이미지로만 비쳐질 수 있는 SM3에게 센스를 챙겨준다.

17인치의 그레이 투톤 알로이 휠은 스포티하면서도 묵직하게 달려나갈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이세정 기자>

프랑스 특유의 절제미와 실용성은 실내 인테리어에서 느낄 수 있다.

우선 계기판이다. 디지털 속도계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운전 중에 꼭 필요로 하는 주행속도와 주행거리를 숫자로 표시해 줘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깔끔하다. 

다만 모니터의 위치가 애매하다. 대시보드 정중앙에 놓여있는 모니터와 운전자 사이의 거리가 멀어 내비게이션을 읽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또 여러가지 조작버튼이 스티어링 휠 전면부가 아닌, 뒷편에 위치해 있어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고양시의 엠블호텔에서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편도 40km 거리였다.

기자가 선택한 차는 2017년형 SM3 dCi(1.5 디젤) 모델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스마트 버튼으로 시동을 걸고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버튼을 땡겼다. '딸깍'하는 기분 좋은 소리가 출발을 알렸다.

시작을 순조로웠다. 시내구간을 빠져나가는 동안 디젤 특유의 엔진 소음은 크지 않았다. 저속구간에서는 크게 거슬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부드러운 주행감은 안정적인 운전을 뒷받침해 줬다.

하지만 자유로를 타고 시속 110km가 넘는 고속으로 치닫는 순간 풍절음과 엔진소음이 급격하게 커졌다. 고속주행을 하는 동안 숨겨져 있던 SM3의 민낯을 샅샅이 들여다 본 기분이 들었다.

SM3는 르노의 1.5 dCi 디젤엔진과 독일 게트락사의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 조합해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치고 나가는 반응 속도는 빨랐다. 특히 한 번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니 폭풍같은 기세로 도로 위를 내달렸다.

일정 속도를 넘어가자 핸들이 좌우로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묵직하기보단 가벼웠다.

주행속도가 빨라질수록 엔진소음 역시 함께 커진다는 점은 단점으로 느껴졌다. 귀에 피로감이 몰려왔다.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출퇴근용이나 도심 주행용으로는 충분히 그 능력을 입증해 준다.

<사진=이세정 기자>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연비였다. 이날 기자가 40km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기록한 연비는 21.2km/ℓ로, SM3 공인연비 17.7km/ℓ를 훌쩍 뛰어넘었다.

SM3 고객 가운데 여성 고객 비중은 5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차를 구매·등록한 사람이 아닌, 실제로 운전하는 '실고객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운전자 비중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SM3는 운전에 대한 막연한 어려움을 느끼는 여성 운전자들이 보다 편하고 두려움 없이 운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센터페시아, 시야 확보를 위한 높은 시트 포지션, 깔끔하면서도 무난한 외관, 높은 효율의 연비 등 여성 운전자에게 '핏(FIT)'된 느낌이 들었다.

SM3 디젤 모델은 SE와 LE의 2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SE 1995만원 ▲LE 21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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