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산업부장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제네바모터쇼…’

세계를 대표하는 모터쇼들이다. 모터쇼는 자동차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많은 관심을 가질 만큼 대중적인 전시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위에 언급한 모터쇼들은 저마다 특징과 본연의 색깔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제네바모터쇼의 경우, 세계의 자동차 시장과 기술에 대한 최근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자국에서 만들어 내는 자동차가 없다보니 객관적인 시각에서 고객들에게 어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자동차 비생산국가에서 열리는 모터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일반적으로 3월에 열린다.

9월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도 있다. 1897년 시작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독일에서 열리는 행사답게 모터쇼 가운데선 가장 기술적인 측면이 강조된 행사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등장한 기아차의 스팅어도 2011년 기아차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GT’의 양산형 모델이다.

지난 1907년 시작한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미국에서 열리는 수많은 모터쇼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다. 대부분의 모터쇼가 격년인 데 반해 매해 1월 코보 컨퍼런스 전시 센터에서 개최된다. 1월에 열리는 만큼 그 해의 자동차 시장 흐름을 엿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기다’를 주제로 열린 2017서울모터쇼가 막을 내렸다. 주최측은 지난대회와 비슷한 수준인 약 61만여 명이 킨텍스를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주최측은 “지난 대회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고 했지만 포드, 볼보, 지프, 피아트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대거 불참했던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이를 두고 자동차업계에선 “알맹이가 빠진 전시회”라고 혹평했다. 폭스바겐그룹의 ‘디젤 게이트’ 영향이 컸다고는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할 때다.

가장 큰 문제는 처음 공개되는 신차나 콘셉트카가 절대 부족했다는 것이다. 신차는 고작 쌍용차 G4 렉스턴과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IG) 하이브리드 두 차종뿐이었다. 더욱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콘셉트카는 전무했다.

이번 모터쇼에 참여하지 않았던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모터쇼에 나가봤자 별 득이 될 것 없다”고 했다. 투자 대비 성과를 고려할 때, 부스비가 아깝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번 서울모터쇼를 찾은 한 자동차 전문가는 “자동차를 구경하러 간 것이 아니라 지인들을 만나러 다녀왔다”고 말할 정도다.

수입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를 하지 않는다고 할 때 주최측은 ‘강 건너 불 구경’을 했다는 의구심도 든다. 내실있는 전시회를 만들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준비, 절실함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이번 모터쇼를 앞두고 주최측이 그토록 강조해 온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 이런 주제라면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얼마든지 궁금증을 해소할 콘텐츠는 주변에 널려 있다.

이제 서울모터쇼도 특화된 전시회로 변화를 꾀해야 할 때가 왔다. 다음 대회 땐 더 초라해지고 궁색해 질 수도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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