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 위치한 국순당 횡성공장에 가면 ‘술 향기로 가득한 골목’ 하나가 있다. ‘주향로(酒香路)’가 바로 그 곳이다.

지난 7일 찾은 국순당 횡성공장에서는 건물 내에 들어서자마자 줄지어서 '주향로‘까지 이어지는 장독대가 보였다. 은은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건물 안쪽에서부터 번져와 국순당 관계자에게 냄새의 정체를 물었다. 바로 ‘술이 발효되는 냄새’다.

국순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주향로’는 전통주 관련 전시물과 전통주 생산라인을 직접 볼 수 있는 견학로다. 올바른 우리나라 술 문화를 알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1시간 반 가량의 공장 내 생산라인 견학코스를 마친 후 ‘술 시음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국순당에서 생산되는 전통주 제품을 직접 시음하면서 우리나라의 가양주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다.

국순당의 전통주 제품의 생산 과정과 우리나라의 전통주 역사를 보는 코스를 지난 후 막걸리나 약주 등을 시음하면 ‘그 맛’도 남다르게 느껴진다.

기자가 이날 시음한 제품은 국순당의 대박 생막걸리와 백세주, 쌀바나나, 아이싱, 이화주 등이었다.

국순당하면 ‘백세주’가 떠오른다. 노란 빛깔과 술에서 나는 한약재의 향, 혀끝에서 달큰하면서도 쌉싸름하고, 시큼하게 넘어가는 술 맛이 특징인 전통주다. 백세주는 이미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전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는 국순당의 ‘효자상품’이다.

백세주에는 인삼과 구기자, 오미자, 황기 등의 12가지 몸에 좋은 재료와 양조 전용쌀로 개발된 ‘설갱미’를 원료로 국순당 특허 기술인 ‘생쌀발효법’으로 빚는다. 전통 방식은 쌀을 쪄낸 후에 익은 쌀로 빚는 것이지만, 국순당에서는 생쌀을 갈아 그것으로 발효해 술을 빚는다.

허준원 국순당 횡성공장 품질신뢰팀장은 “생쌀발효법은 술이 완성될 때까지 높은 열을 가하지 않고 가루낸 생쌀과 상온의 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주조법”이라면서 “쌀을 쪄서 만든 약주와 달리 영양소 파괴도 적고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시음한 것은 국순당의 생막걸리 ‘대박’이었다. 대박 막걸리는 첫 맛에서 ‘톡 쏘는’ 탄산의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잔에 술을 따른 후에도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포들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또 상큼하면서도 새콤하게 이어지는 과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이유는 제조 과정에 사용된 누룩과 효모 등에 있었다.

국순당 관계자는 “생막걸리 ‘대박’은 막걸리 제조에 가장 중요한 원료인 누룩과 효모를 막걸리 빚기에 가장 적합하도록 국순당에서 직접 배양한 전통식 누룩과 막걸리 전용 효모를 사용함으로 막걸리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타 막걸리 보다 술을 빚는 과정에서 생성된 탄산함량이 높아 탄산에서 느낄 수 있는 톡톡 터지는 듯한 청량감이 뛰어나고, 느껴지는 과일향은 발효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전통주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대를 앞선’ 국순당의 과일맛 막걸리 아이싱도 시음했다. 아이싱은 자몽맛으로 시작해 청포도맛과 캔디소다맛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5년 주류업계를 강타했던 ‘과일맛 소주’ 이전인 2013년에 출시된 제품이다. 알코올 함량은 3~4% 가량으로 일본에서 시작돼 인기를 모은 ‘호로요이’나 ‘츄-하이’와 같은 과일맛 알콜 소다다.

이날 시음한 전통주 중 가장 인상 깊은 국순당 제품은 떠먹는 형식의 막걸리 제품인 ‘이화주’다. 걸쭉한 요거트 질감의 막걸리인 이화주는 국순당에서 운영 중인 전통주 전문주점 ‘백세주마을’ 프랑스 파리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이화주의 첫 맛은 달았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하게 입안을 부드럽게 감싼 이화주는 혀로 잠깐 굴려보자 쌀가루의 텁텁한 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대박 막걸리처럼 톡 쏘는 탄산감은 없었지만 흔히 알고 있는 막걸리의 향과 맛에 달콤한 맛이 더 가해진 느낌이었다. 요거트 같은 질감과 단 맛에 몇 번 떠먹자 금세 취기가 올라오는 재미있는 술이었다.

한편, 국순당 주향로 견학을 원할 경우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입장료는 무료다. <사진=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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