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수년간 침체에 빠졌던 엔트리브소프트가 모처럼 히트작을 내며 회생을 향한 청신호를 드리우고 있다.

엔트리브는 지난 2012년, 1220억원에 엔씨소프트에 인수된 후 PC 플랫폼  스포츠 게임 시장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회사를 인수하고 큰 손실을 입은 엔씨는 구조조정과 재투자, 모바일 플랫폼 개발사로의 체질 개선 작업 등을 진행하며 '인내'를 보였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이 회사 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5일 구글의 집계에 따르면 엔씨의 'H2'는 구글코리아 계정 매출 순위 10위를 기록했다. 같은 날짜 기준 애플의 집계로는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의 마블',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애플의 집계 방식이 구글보다 더 매출 추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만큼 'H2'가 5위권 이내에 진입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H2'는 엔트리브가 개발한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이용자가 구단주 겸 감독이 되어 선수와 구단을 성장시키고 다른 이용자와 승부를 겨룬다. 매니지먼트를 기본으로 하고 실제 액션 플레이가 '양념'처럼 가미된 게임이다.

'H2'라는 타이틀 명칭은 일본의 유명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가 그린 동명의 청춘 스포츠 만화를 연상시켜, 이용자들이 이 게임 앱을 다운로드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도 있다.

엔씨 관계자는 "타이틀 명칭은 '엔트리브가 만든, 두번째 하이라이트 스포츠 게임'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출세작인 '프로야구 매니저'의 맥을 잇고, 그에 못지 않게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는 게임이 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H2'는 출시 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현 시점에선 '이사만루' 등 기존 인기 야구게임은 물론 '피파3M'을 제치고 전체 스포츠게임 중 가장 많은 돈을 버는 게임이 됐다.

엔트리브에 몸 담았다 이 회사를 떠난 이는 "굴곡이 많았던 회사였던 만큼 'H2'의 흥행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밝혔다.

엔씨는 지난 2012년 3월 당시 엔트리브의 최대 주주 SK텔레콤과 개인주주 김준영 대표로부터 이 회사 지분 76.4%를 122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온라인게임 시장성이 있었고, '프로야구 매니저'가 흥행하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인수는 아니라는 평이었다.

그러나 엔트리브는 2012년부터 적자 전환했고, 매해 적자폭이 커졌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인데, 특히 엔트리브가 주력하는 캐주얼 게임, 스포츠 게임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 실적악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엔씨는 2015년 2월, 엔트리브의 PC 온라인게임 사업권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에 매각하며 엔트리브 체질개선에 나섰다. 당시 매각대금은 40억원대에 불과했고, 엔트리브 최초 인수 금액인 1220억원과 비교되며 회자됐다.

일부 인력을 감축하고 모바일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김준영 엔트리브 대표, 서관희 개발이사 등 이 회사 창업자 그룹에게 맡겼던 대표이사 직은 엔씨소프트 심승보 전무가 맡았다.

엔트리브 인수로 입었던 손실이 적지 않음에도 상당 기간 창업자 그룹의 독자경영을 보장했고, 개발 존속이 가능한 인력을 남겼다. 엔씨가 최근 발행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에도 엔트리브는 84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입었다.

엔트리브가 5년 연속 적자를 낸 점, 지난해 연말 이전까지 엔씨가 모바일 게임으로 재미를 못 본 점을 감안하면 엔트리브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모기업 엔씨가 '리니지: 레드나이츠', '파이널 블레이드'에 이어 'H2'까지 3연속 흥행에 성공하자 엔트리브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엔씨 관계자는 "'팡야 모바일' 등 순차적으로 선보일 후속작으로, 엔트리브가 엔씨 모바일 게임 역량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엔트리브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심승보 엔씨 퍼블리싱 1센터장은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성공시키며 이 회사의 모바일 게임 시장 안착을 주도한 이다. 심승보 대표의 추진력과 전열을 새롭게 갖춘 엔트리브의 개발력이 이 회사의 본격적인 회생을 앞당기는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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