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지며 불법 모집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신용카드 불법모집 관련 '카파라치' 신고 건수만 193건에 달했다. 이 중 증빙 서류를 검토해 150건에 포상금이 지급됐다.

신고 건수는 1년 전에 비해서 11%(25)건 줄었으나 실제 불법 행위가 확인된 포상금 지급건수는 39%(42건) 늘었다.

카드 불법모집 신고 건수는 2013년 132건, 2014년 576건, 2015년 218건으로 연도별로 편차가 컸지만 매년 소비자가 신고하는 건수만 수백건에 달했다.

2014년 신고 건수의 급증은 포상금 연간 상한액이 1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린 탓이다. 그러나 포상금을 노리고 불법행위를 유도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결국 100만원으로 다시 조정케 됐다.

신용카드 불법모집으로 금융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은 모집인도 2011년 9명에서 2012년 7명, 2013년 22명, 2014년 32명, 2015년 45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에만 벌써 KB국민카드를 비롯해 신한·삼성·하나·롯데·우리카드 등 6개 카드사의 소속 모집인 225명이 카드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현금을 지급하는 등 불법 회원모집 사실이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과태료 부과 기준이 정비되면서 과거 적발 사례도 올해 함께 제재를 내린다"고 말했다.

이들 카드사들은 카드회원 모집시 연회비의 10%가 넘는 경품을 제공할 수 없다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한데다가 여전법상 금지된 길거리 모집도 행했다. 고객에게 지급한 현금은 최대 50만원에 달했다.

타사의 카드 유치 실적을 교환하는 사례도 많았다. 모집인은 영업활동시 소속 카드만 권유해야 한다. 하지만 고객이 해당 카드가 있을 경우 서로 타사의 카드를 유치해 수당을 챙겼다.

카드사 중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는 소속 모집인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집인은 물론 기관에도 과태료가 부과됐다.

불법 카드 모집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신규 회원 유치가 쉽지 않은 탓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발급매수(누적)는 신용카드 9564만매, 체크카드 1억848만매로 모두 2억412만매에 달했다.

특히, 모집인관련 임금체계가 철저히 실적에 연동해 수당이 주어지는 구조이므로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 모집인들은 회원 유치 건수와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서 수당을 받아 왔다. 모집 수당은 신규 회원 1인당 평균 10만원 중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드사들도 모집인들의 불법 행위가 잇따르자 최근엔 비대면으로 카드 발급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하반기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해 온라인을 통한 신용카드 모집시 경품 등의 혜택 확대에 도나섰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객이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온라인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시 연회비 범위 내에서 경품 등 이익이 주어진다.

이같은 기조에 발맞춰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온라인·모바일 등에 익숙한 20~40대 젊은 고객층을 위해 비대면 발급 전용 상품 'KB국민 청춘대로 톡톡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신청시 모집인이 제대로 알리지 않고 무리하게 파는 불완전판매는 근절된다"며 "온라인에 신청하는 고객의 경우 카드를 쓰겠다는 의지가 있는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단연 이용실적도 좋고 휴먼카드도 없어 카드사 입장에서도 비대면 카드 발급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비대면 카드 발급 비중은 10%가량 늘었지만 아직 비대면 카드 발급 비중이 업계 전반적으로 10~20% 안팎에 그치고 있다"며 "모바일 온라인 거래를 자주하는 젊은층을 겨냥한 비대면 카드 발급의 비중 늘리기에 힘쓴다"고 덧붙였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