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주주들이 '제47기 정기주총'이 끝나자 주총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빅마켓 롯데리테일 아카데미 대회의장에서 '제47회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변경·사내외이사 선임·이사보수한도 승인·임원 퇴직위로금 지급규정 변경건 등에 대해 원안대로 의결했다. 

30분만에 참석 주주들의 찬성으로 일사천리 의안을 의결한 이날 주총장엔 의결권 있는 주식총수의 70.17%, 주주 총 557명이 참석했다. 

안건 주총 의결에 앞서 이날 정기주총 의장을 맡은 이원준 부회장은 "장기불황과 경기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유통기업의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졌다"며 "제47기에는 매출 16조 424억원, 영업이익 7199억원이라는 경영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실적은 악화일로인 가운데 지난해에도 별도 기준 매출은 전기 대비 1350억원 가량 하락한 16조424억원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7147억원 가량에서 7199억원 가량으로 약 50억원 가량이 늘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전기 3044억원 순손실에서 517억8300만원 이익을 냈다. 

제47기 실적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504억원 하락한 7조8075억원 가량이다. 롯데마트도 전년 대비 690억원 가량이 감소한 5조6837억원 가량이다. 제47기엔 전년 대비 슈퍼 부문만 169억원 증가한 1조7690억원 가량이다.   

이 부회장은 "백화점은 아울렛 의정부점과 롯데몰 진주점과 엘큐브 홍대·이대·가로수길점을 성공리에 오픈하며 신성장동력으로서 전문점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마트와 슈퍼·시네마·롭스 각 사업부문도 국내외 다점포망 확대로 롯데쇼핑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제47기 재무제표안과 2000원 현금배당안에 대해 참석 주주들은 전원 원안대로 승인했다. 사내외 이사 안건에 대해서도 주주들은 "경력이나 이미지 모두 회사 안팎에서 롯데쇼핑을 잘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본다"며 원안대로 승인에 동의, 2년 임기 사내이사엔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와 윤종민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HR혁신팀장(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주총 전부터의 이목이 집중됐던 2년 임기 사외이사 선임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를 재선임했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감사인 이재술 딜로이트코리아 전 회장은 신규 선임했다. 

이외 48기 11명의 이사보수한도 안건 승인도 전년과 동일한 110억원 원안이 통과됐다. 지난해 집행 금액은 61억2000만원이다. 또한 대표이사외 사업본부 대표 퇴직위로금 지급율(3.0) 적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임원 퇴직 위로금 지급규정' 변경건도 별다른 이의없이 통과됐다. 

한편 정관변경 관련 '기존 주주 주식 희석화' 우려로 논란이 됐던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한도 2조원 상향조정 변경안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외 중간배당 조항 신규 추가, 본점과 지점 소재지 관련 '현지 법인'을 명시한 변경안과 함께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 변경·전환사채 발행 대상 변경·이사회 결의로 상담역이나 고문 등을 둘 수 있다고 한 조항삭제 등의 변경안도 원안대로 통과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당초 지배구조 개선방향이나 방안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언급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건 관련 주주들이 별다른 이의나 의견을 개진하지 않아 관련 내용은 언급없이 주총이 마무리됐다. 

주총이 끝난 후 주총장을 빠져나온 참석 주주들 가운덴 주총장에서 원안대로 의결을 이끌었던 주주들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를 내는 주주도 있었다.

그같은 목소리도 경영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데 모아졌다. 그리고 주주들이 관심을 갖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데서부터 투명한 경영도 출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참석 주주는 "롯데 배당이 짜다. 그런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 기업엔 투명한 경영이 중요하고 다른 무엇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주주들의 애정어린 비판과 질책인데 오늘 주총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롯데쇼핑 주총장엔 처음 참석했다. 상장하지 않은 다른 기업도 주식을 갖고 있지만 이들 주총장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있고 그만큼 경영진들이 긴장하고 임한다"며 "이의나 지적 사항이 없이 일사천리 진행되는 주총장을 보니 아직 롯데 등 우리 대기업과 주주들이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특히 롯데 지주사 전환 등과 관련해서는 여러 맥락이 있고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겠지만 저는 롯데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한 "저도 오늘 의견 개진보다는 듣기만 했다"며 "대표로 의견을 말한 주주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제 생각과 다른 경우 고민하다 처분하는 편이다. 주주로서 이익 안 나면 빠져나오는 방법뿐일 것"이라며 "드러난 의견뿐만 아니라 여러 의견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 롯데가 제대로 잘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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