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형두 기자]각 당 대선주자들이 카드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놓으면서 카드업계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으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공약을 내놨다.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 기준을 낮춰서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영세가맹점의 경우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중소가맹점의 경우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우대 대상을 늘리고, 연매출 5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의 우대 수수료를 1.3%에서 1%로 인하하겠다는 방안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상공인 신용카드 수수료를 1% 이하로 내리고, ‘카드 수수료 상한제’를 추가로 도입한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자유한국당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연매출 3억∼5억원 구간의 일반가맹점 수수료(1.85%)를 추가 인하하고 현재 3.5% 내외인 온라인 가맹점 수수료도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역시 지난해 총선공약으로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카드 수수료 인하를 내걸었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으나 누가 대권을 차지하더라도 카드 수수료율은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 수수료를 두고 자영업자들과 카드사는 꾸준한 갈등을 빚어왔다. 정부 당국이 정확한 정확하고 투명한 조세 추징 등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왔고, 과거에 비해 지불방식에서 현금 사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6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이용금액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급수단은 신용카드로 전체의 54.8%를 차지했다. 따라서 카드가맹점에 가입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영업을 하기 어려워졌다. 

업계에 따르면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월 카드수수료 지출은 30만원, 프랜차이즈 자영업자의 경우 월 70~80 정도의 고정 지출을 평균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이면 약 360만원에서 1000만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자영업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이점으로 삼을 수 있는 대형마트 등에 비해 카드 수수료율까지 높아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천 개 전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적용 중인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대해 86.4%가 '적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들 중 76.7%는 적정 수수료율에 대해 '0.5%~1.0% 미만'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가맹주들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서명 운동도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3~4년 전 3%대에 비해서 꾸준히 낮아졌지만, 대형마트가 1% 미만인데 비하면 여전히 높다”는 입장을 보였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경우 고객 1인당 매출규모가 적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진출처=shutterstock>

카드업계는 이미 내릴만큼 내렸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이미 수수료율을 0.7% 내리면서 매출액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나빠졌다. 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카드론, 현금서비스 이자율 인상, 연회비 증가 등으로 메꾸게 될 경우 피해자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되면서 조달금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카드사는 “뚜렷한 대응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연구를 통해 적정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음에도, 매 대선마다 표심을 위해 대선주자들이 선심성 공약을 내놓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수수료 인하폭과 인하시기가 결정돼 있지 않은 관계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마련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아직 법안이 입법된 것도 아니고, 통상 3년마다 카드 수수료 변동이 있다. 지난 2015년에 인하가 결정돼 지난해 수수료율이 인하됐던던 만큼, 2018년 이후에야 인하폭과 시기가 정확히 정해질 것이다. 그때 가서 대응 방안을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자영업자의 부담이 카드 수수료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카드 수수료 외에도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주는 요인은 상가 임대료, 가맹점 수수료 등 여러가지가 있다. 조사를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가 실질적으로 자영업자들 부담 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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