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하나금융지주의 지난 17일 주총을 필두로 금융권의 주총시즌이 본격 막을 올렸다. 올해 금융권 주총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주요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 연임여부다.

CEO 추천권을 가진 이사진의 출신 성분변화도 관심사항이다. 최근 이사진 구성에 있어서 학계 출신은 줄어든 반면 경쟁사를 포함한 금융권, 비금융권 출신 사외이사도 크게 늘고 있다.

감사위원을 중심으로 한 변화도 주목된다. 작년부터 시행된 금융회사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때문에 감사위원을 겸임하는 사외이사는 1명 이상 다른 이사와 분리 선임해야 한다. 일부 금융사는 상근감사위원제를 폐지하고 감사위원회를 도입키도 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지배구조 관련법에 따라 감사위원을 겸임하는 사외이사를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임해야 한다. 분리선임시 최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 의결권은 3%이하로 제한받는다.

KB금융은 오는 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총 4명의 감사위원(사외이사 겸임)을 선출한다. 이중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가 감사위원으로 분리 선임된다.

금융감독당국은 자산규모가 5조원 이상인 금융사에 대해 감사위원회 도입을 의무화시켰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상근감사위원을 없애는 대신 감사위원회를 도입했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상근감사위원 자리 폐지를 결정했다. 기존 감사위원회 구성은 상근감사위원 1명과 사외이사 2명이었다.

이달 열리는 주총에선 금융사 CEO 연임 여부도 주목을 모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신한금융지주회장, 우리은행장, 삼성생명사장, 삼성화재사장, 삼성카드사장 등 각 금융사 수장들이 임기를 줄줄이 끝냈다.

23일 예정된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조용병 회장 내정자의 선임 여부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시 조 내정자는 신한호를 이끄는 새선장으로 공식 등극한다. 조 내정자는 리딩뱅크 자리 수성은 물론 수익성을 키울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비은행 부문에서 수익 비중 확대 등 과제를 담당케 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이번 주총에서 연임여부가 확정된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수익성과 자산건전성도 이광구행장 체제에서 대폭 개선됐다. 이번 주총 이후 새 임기에 들어가 민영화 원년을 맞는 이광구 행장에 거는 기대가 무엇보다 크다.

단연, 이광구행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괴제를 맡게 된다. 과점주주 지배구조 하에서 이 행장이 ‘조율의 경영’을 잘 이뤄낼 지 주목 받고 있다.

KB금융은 정기 주총보다 오는 11월 예정된 임시 주총에 대해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별도로 국민은행장도 뽑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이번 정기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를 7명으로 채우고 외국인 사외이사도 2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보험사 주총도 시작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달 24일 정기 주총을 열어 김창수 사장과 안민수 사장에 대한 연임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주총에서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의 연임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연임안의 경우 지난달 금감원의 미지급 자살보험금에 대한 문책성 경고탓에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금감원이 곧 삼성생명에 대한 재심의를 통해 대표이사에 대한 주의적 경고로 징계수위를 낮추면서 김 사장의 연임에 다소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주총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키는 어렵다.

카드사들의 주총 역시 CEO의 연임 여부가 관건이다. 삼성카드는 오는 24일 주총에서 원기찬 사장의 연임을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원 사장이 재임 기간 동안 실적 상승세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연임이 무난하게 승인될 전망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16일 주총에서 정수진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우리카드 역시 이달 말 예정된 주총에서 유구현 사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10연임을 결정케 된다. 지난해 투자은행(IB) 부문 수익 증대를 견인해 온 만큼 유 사장의 연임은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사외이사의 경우 종전엔 학계 출신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경쟁사를 포함한 금융권과 비금융권 출신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간 협업 증가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불러들이는 추세다.

신한금융은 신임 사외이사에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 주재성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선임한다. 이 중 주재성 상임고문의 경우 과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우리은행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을 역임한 바 있는 금융전문가다.

KB금융은 올해 주총에선 스튜어트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스튜어트 솔로몬 전 회장은 16년간 생보업계에서 몸 담아온 전문가다. KB금융의 비은행부문 강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나금융은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차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 3월까지 6년간 삼성카드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하나금융 내의 약점으로 꼽히는 카드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동부화재는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승우 전 사장은 금융감독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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