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넥슨이 넷게임즈가 제작중인 '오버히트'의 글로벌 판권 취득에 무려 150억원을 투입한 것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넥슨은 넷게임즈와의 제휴 성사에 오래동안 공을 들여왔다. 바른손이앤에이를 통해 '히트'의 판권을 취득할때 계약금으로 56억원을 제공했고, 이를 선지급해 바른손이앤에이가 상장폐지위기를 모면하게 도왔다.

'히트'가 성공하자 넷게임즈 지분 22.40%를 취득하고 노정환 넥슨 모바일 사업총괄본부장을 넷게임즈 등기이사로 선임해 피를 섞었다. 넷게임즈 차기작 판권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이같은 투자를 지난해 진행한 것이다.  

지분 투자 성사를 위해 넷게임즈 최대주주 바른손이앤에이의 PC 온라인게임 '아스텔리아'의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이 회사가 발행한 5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등 '성의'를 표했다.

넥슨이 계약금으로 지급한 150억원은 그 자체로 국내 게임 계약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이같은 규모에 계약 성사에 앞서 공들여 진행한 선투자를 더하면 '오버베팅'이라는 평도 적지 않다. 넥슨 내부에서도 "그렇게까지 많은 금액을 투자한 줄은 몰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투자의 '파격성'은 최근 화제를 모은 '블레이드2'의 판권 협상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넷게임즈와 액션스퀘어는 언리얼엔진4를 통해 구현 가능한 게임 비주얼 퀄리티와 액션성을 두고 경쟁해온 라이벌이다. 두 회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엇비슷했다.

넥슨은 '삼국블레이드' 판권 확보를 위해 뛰어들었고 '블레이드2' 입찰에도 참여했다. 넥슨이 '오버히트'에 투입한 금액의 2/3 수준만 제시했어도 넥슨은 네시삼십삼분의 '추격매수'를 뿌리치고 '블레이드2'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평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넥슨과 넷게임즈가 지난 1년여간 맺어온 협업관계,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촉발된 모바일 MMORPG 붐으로 넥슨이 수세에 몰린 점이 이같은 오버베팅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넥슨은 '히트'를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안착했고 '낭인'이 될 뻔 했던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넥슨과의 제휴로 게임업계 유력인사로 재기하는데 성공했다. 윈-윈해온 상대와의 협업을 지속하는게 보다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히트'가 국내 시장에선 쇠락하고 있으나 일본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점도 과감한 투자의 배경으로 꼽힐 만 하다.

넷게임즈가 최근 TF를 구성, 모바일 MMORPG 장르 개발 준비를 본격화하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 핵심 개발진들은 '리니지', '리니지2', '리니지3', '아이온', '테라', '에오스' 등 유력 PC MMORPG 개발에 함께 참여한 이력이 있다.

넥슨은 넷마블과 엔씨가 연이어 성공작을 내자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에서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의 성공이 넥슨에 미친 파장이 크다.

박용현 사단이 2019년에 내놓을 신작 모바일 MMORPG의 확보가 절실하고, 이를 위해 '오버히트'에 과감한 베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액션스퀘어도 '블레이드2' 이후 차기작은 모바일 MMORPG 장르로 개발할 것이 유력하나넷게임즈의 '차차기작'이 시장에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소식통은 "결국 넥슨은 MMORPG 차기작을 확보하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으로 투자를 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순수히 징검다리 성격의 투자로만 보기에는 그 규모가 파격적이다. 넥슨이 '오버히트' 자체로도 투자 대비 성과를 충분히 내고, 차차기작의 판권 확보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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