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우)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개월만에 0.25%포인트 인상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찬성 9표, 반대 1표로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연준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처음이기도 하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제로금리를 유지해 왔지만, 2015년 12월 첫 금리인상 조치 이후로 총 3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연준은 "앞으로 경제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보증할만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물가상승률 등을 가깝게 감시하고, 새로운 경제지표가 나옴에 따라 이에 맞춰 금리인상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게 됐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서면서 현재 1.25%인 우리나라와 금리차가 좁아지면서 자금 유출과 금리·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를 3회(인상)로 유지해 당장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이번 금리 인상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한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변동을 주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모두 8차례나 인하했다. 당시 3.25%인 기준금리는 현재 1.25%까지 낮아진 상태다.

이후 한은은 8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금리가 경기를 뒷받침하기에 적정한 수준이라는게 한은의 판단이다.

하지만 지속되는 기준금리 동결은 인상을 하기에도 인하를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경제 상황 때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해 이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국내 경제는 경기 회복세가 더딘데다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기업 부채가 부실화할 우려가 크다.

반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경우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고 미국과의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급격한 자금 유출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은에 더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1%대(0.75∼1.00%로)에 올라서면서 우리 기준금리와 차이는 0.25%포인트로 줄었다.

미국이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현재 장기 채권금리는 이미 미국이 더 높은 상황이어서 단기금리마저 역전될 경우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아직 한은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바로 뒤따라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리 조정은) 국내 경제·금융 상황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라며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은 받겠지만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달리 일본,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는 우리에게도 위안으로 작용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다른 주요국들이 통화 완화 기조를 이어나갈 경우 자금 유출 압력을 덜 받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예견된 인상이었던 만큼 조정 수준의 변동은 있겠지만 당장 큰 불안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중앙은행(Fed)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국내 증시 상승에 중점을 뒀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당장의 단기 하락은 나타날 수 있지만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며 국내 증시또한 대통령 파면 등 정치불확실성 완화, 기업의 실적 기대감, 외국인 순매수 유입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지수가 하락한다면 금리를 처음 인상한 후에는 평균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했지만, 추가 인상 시엔 시장이 주로 상승했다는 경험적 법칙이 있다"며 "한국과 신흥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지수 하락을 적극적인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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