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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법재판관의 메시지 ‘헤어롤과 세월호’

[기고]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던 헌재의 대통령 탄핵 판결날 아침, 이정미 재판관이 헤어 롤을 매달고 출근해 화제가 됐다. 

이를 두고 언론들이 ‘일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실수’라고 썼기에 미용실 원장들에게 물어봤더니 실수일 리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헤어 롤은 머리를 말린 상태로 사용하니까 급할 땐 바로 중단하고 스프레이나 무스를 쓰면 웨이브 만드는데 3분밖에 안 걸려요!” 그렇다면 이 재판관의 헤어 롤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뭔가 메시지가 담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불현듯 안정환 선수의 골 세레모니가 떠올랐다. 2002년 월드컵 때 미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안정환과 대표선수들은 미국 스케이트 선수 오노의 헐리우드 액션을 패러디한 세레모니를 했다. 오노의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얼마나 분개했는지를 만방에 알리는 메시지였다. 

이정미 재판관은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역사적인 판결을 앞두고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까? 
주관적 관점이겠지만 필자는 그 헤어 롤에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대통령 해임 선고 결심, 여성들에 대한 응원 등의 복합적인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장일치 탄핵판결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해봤다.

세월호 사건을 두고 일각에선 “애들이 여행가다 사고로 죽은 걸 가지고 왜들 그래?”라고 했지만 당시 아이들이 남긴 영상을 보면 그들은 기다리라고 하는 어른들의 얘기만 믿고 있다가 죽었다. 또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세월호 침몰사고 수사를 총괄했던 해양경찰청 정보수사국장은 세월호 운영업체인 세모그룹 출신의 특채 경찰 간부였다. 

이 재판관은 이런 세월호 사건을 놓고 비록 법리상으로는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결했지만 그 판결로 마음이 아플 수도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인간적인 미안함을 가졌을 것이다. 그 미안함을 미처 풀지 못 한 헤어 롤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한편 일각에선 이번 판결에 대해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대한 실패 판정이라는 식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남성 중심의 사회질서에 짓눌려온 여성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도 있었던 여성 대통령이 중도하차하게 됐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이 재판관의 헤어 롤은 이런 식의 평가가 부당함을 웅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재판관이 자신의 여성성을 보여주는 소품인 헤어 롤을 통해 ‘탄핵대상인 정치인의 무능이 모든 여성의 정치적 무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무언의 웅변을 한 것이라는 얘기다.l

탄핵심판 선고 주문 낭독에 앞서 이 재판관은 “오늘의 선고로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며 정치적 갈등 치유와 ‘국민통합’도 주문했다. 8대0의 만장일치 결과는 하루라도 빨리 단합해서 미국과 중국, 일본과 북한의 파워게임으로부터 국민행복을 찾아가라는 메시지로 보인다. 이제 특정세력에 이용되는 태극기가 아니라 일제로부터의 독립과 애국을 위해 피 흘린 국민의 태극기로 정돈되어야 한다.

아수라장이었던 대한민국의 혼란에 마침표를 찍고 13일 퇴임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특검, 그리고 국회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는 진정한 화합이 무엇인지, 국민적 에너지를 어떻게 하나로 만들어 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진짜 대통령을 선출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국가적 갈등으로 상처 입은 국민들에 대한 보상이다.

조재형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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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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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영 2017-03-14 19:53:20

    국론분열과 대립이라.. 96% 와 4%의 격차가 있는데.. 소수의견을 존중하는건 맞지만, 분열론을 띄우며, 대립이라고 각을 세우는건. 96%에 대한 모욕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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