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메이저 게임사들이 중국 간판급 모바일게임 수입에 연이어 팔을 걷고 나섰다.

한-중 게임무역에서 최근 수입이 수출을 압도하는 역조현상이 심화했는데, '공정무역'의 근간자체를 흔드는 '게임 한한령'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대형 업체들이 중국 게임 수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이 중국 게임사 샨다가 현지 서비스 중인 '드레곤네스트 모바일'의 한국 서비스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합하고 있다. 중국 게임 수입으로 연이어 재미를 본 카카오는 대형 신작 '음양사'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드래곤네스트 모바일'은 샨다가 한국 내 자회사 아이덴티티게임즈의 흥행작 '드래곤네스트'를 기반으로 제작한 모바일 액션RPG다. 최근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후 텐센트의 '왕자영요'에 이어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샨다가 제작, 최근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드래곤네스트 모바일'. 넥슨과 넷마블이 이 게임의 국내 서비스 판권 확보에 뛰어들었다.

중국 버전임에도 게임 속 캐릭터가 무공을 시전할 때 '할 수 없어요', '물러서세요' 등 한국어 대사가 효과음으로 자동 연출되는 게임이다.

관련한 소식통은 "양사가 제시한 조건 중 계약금은 넷마블이, 마케팅 보장 비용 금액은 넥슨이 좀 더 공격적인 규모"라며 "중국 시장 성과가 워낙 탁월한 탓에 두 회사가 국내 판권 확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넥슨과 넷마블은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인 텐센트의 '왕자영요' 국내 판권을 두고도 경합한 바 있다. 이 경합에선 넷마블이 승리, '왕자영요'의 글로벌 버전인 '전설대전'의 국내 판권을 획득했다.

'전설대전'은 '펜타스톰'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서비스 예정인데, 넷마블이 오는 15일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관련 일정을 공개할 전망이다.

넥슨은 중국 시장 인기작 '마스터탱커2'를 수입해오며 현지 게임에 문호를 개방한 바 있다. 넷마블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드래곤네스트 모바일' 판권 확보가 절실하다.

넷마블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진출이 '게임 한한령' 변수로 불투명해진 만큼, 국내 시장에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중국 게임을 대거 수입중인 카카오는 '의천도룡기'를 최근 서비스한데 이어 빠르면 4월 중 '음양사'를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

'의천도룡기'는 완미시공이 동명의 무협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무협 MMORPG 장르의 게임이다. 네시삼십삼분이 이 게임을 수입하고 카카오가 배급을 맡았다. 8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11위에 올라, 상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가 서비스를 앞둔 '음양사'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으로, 일본만화 음양사가 원작이다. 넷이즈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출시해 월 최고매출 18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텐센트의 '아이러브니키'를 시작으로 '쿵푸팬더3', '의천도룡기', '음양사' 등 중국 게임을 대거 수입 중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 신규 입점을 꺼리자 자체 배급사업 강화로 돌파구를 모색했는데, 이 과정에서 '값싸고 질좋은' 중국 게임 수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유력 개발사의 제작 총괄 임원은 "중국 업계가 한국 게임을 벤치마킹하기 바빴던 것은 옛 이야기고, 양국의 게임 개발력은 이미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고 가격 대비 경쟁력은 더 높다"며 "2010년 이전에 중국에서 자리잡은 '미르의전설2',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 온라인게임 빅3를 제외하면 한-중 게임무역은 수입이 수출을 압도하는 역조현상이 이미 짙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임원은 "무역 역조현상은 중국이 게임 서비스에 앞서 '판호'를 부여받게 하는 서비스-수입 규제를 적용한 것도 영향을 미쳤는데, '게임 한한령'이 현실화하면 수입만 잔뜩 하고 수출은 아예 불가능해지는 기가 막힌 상황이 펼쳐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대형 배급업체의 사업 총괄 임원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 중국의 기존 판호 규제 자체가 공정무역을 저해하는 것인데, 중국 정부가 인민의 문화향유에 있어 '불순물'을 걸러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를 유지해 왔다"며 "게임 한한령을 유지해도 공식적인 법령이 아닌 암묵적인 규제의 형태로 진행될 것인만큼 정식으로 문제삼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결국 국내 업체는 내수 시장 경쟁만 치열하게 펼쳐야 할 가능성이 있는데, 시장 경쟁을 위해선 비난을 받더라도 중국 게임을 수입하지 않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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