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헌 기자…전라남도교육청이 지난 10일, 본청 과장·직속기관장·교육장 등 대규모 주요 보직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정책기획관에는 김영증 교원인사과장, 후임 교원인사과장에는 이수영 중등인사팀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구요, 또 체육건강과장에는 왕명석 완도여중 교장, 교육복지과장에는 백인기 담양동초 교장이 본청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또 전남교육연수원장에는 김종구 한국바둑고 교장, 전남과학교육원장에는 김인선 교육복지과장,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장에는 신경수 전남체고 교장, 전남학생교육원장에는 김영형 영광교육장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순천교육장에는 윤종식 동광양중 교장이 파격적으로 발탁됐으며, 담양교육장에는 김남규 진도교육장, 구례교육장에는 장길선 체육건강과장, 보성교육장에는 이도환 영광전자고 교장, 화순교육장에는 정혜인 해남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이 각각 임명됐습니다.

무안교육장에는 김천옥 정책기획관, 영광교육장에는 나동주 목포서부초 교장, 완도교육장에는 조숙희 목포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진도교육장에는 권길복 목포옥암초 교장이 각각 발탁됐습니다.

워낙 인사규모가 컸던 만큼 뒷말도 무성했는데요, 이번 대담에도 신영삼(이뉴스투데이), 장철호(프라임경제), 김두헌(호남교육신문), 고정언(아시아뉴스통신, 오른쪽부터) 기자가 참여했습니다.

◆김두헌 기자…우선 전교조전남지부(지부장 김현진)가 20일, 지난 2월 10일 단행된 전남도교육청 주요 보직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전교조는 8명을 간추려 ‘부조리한 인사’로 지목하고 임용 철회 내지 취소를 요구했는데요, 이에 대한 여론은 어떻습니까?

◆신영삼 기자…전교조의 주장처럼 일부 무리한 인사는 있었다고 보는데요, 특히 김남규 진도교육장을 부임 6개월 만에 담양교육장으로 전보시킨 인사, 김영형 영광교육장을 재임 1년 만에 직속기관장으로 옮긴 인사에 대해서는 무리한 인사였다는 비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두헌 기자…어디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 볼까요? 우선 직속기관장과 본청 과장 인사에 대해 말씀을 나눠볼까요?

◆고정언 기자…김영증 교원인사과장이 정책기획관으로 옮겼습니다. 교육장으로 나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유초등 인사담당 장학관, 교원인사과장에 이어 기획관으로 옮기며 인사권자의 신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장철호 기자…이수영 교원인사과장의 발탁도 눈에 띠는데요, 전남도교육청 개청 이래 최초로 여성출신 인사과장이 임명됐습니다. 교직에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 이 같은 최초 기록은 잇따라 갱신될 것으로 보입니다. 입이 무겁고 행동이 신중하며 장학사 시절부터 인사업무를 오랫동안 봐왔던 게 이번 발탁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신영삼 기자…백인기 교육복지과장과 왕명석 체육건강과장은 본청 장학사 내지 장학관을 거치는 등 행정경험과 교장 경력이 풍부해 원활하게 해당 과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두헌 기자…직속기관장 인사로 넘어가 볼까요? 김종구 전남교육연수원장의 경우에도 중등 인사담당 장학관, 구례교육장, 여수교육장, 한국바둑고 교장을 지내며 굵직굵직한 성과를 거둬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하다 보니 일부 뒷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연수원 프로그램 혁신의 적임자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고정언 기자…김인선 전남과학교육원장의 인사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2014년 1월 1일 전남도교육청 교육복지과장으로 발탁돼 3년 넘게 재직해왔고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완급을 조절하는 행정력, 위기에 봉착했을 때 임기응변이 출중해 교육장으로 발탁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직속기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물론 직속기관장과 지역교육장 모두 학생 교육을 위한 자리여서 직책의 경중이 있을 리 없지만 다들 의외의 인사였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 같습니다.

◆신영삼 기자…신경수 전남학생교육문화회관장의 발탁도 깜짝 인사였습니다. 지난 2016년 3월 1일자로 전남체고 교장으로 자리를 옮겨 체육지도자들의 염원인 100억 원 규모의 ‘가칭 전남체육지원센터’ 건립을 주도해 현재 공사 중이어서 좀 더 근무하지 않겠나 했는데 돌연 직속기관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인사권자의 깊은 뜻이 있지 않겠나 하고 다만 추측해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장철호 기자…김영형 전남학생교육원장의 경우, 영광교육장 재임 1년만에 자리를 옮겨 뒷말이 무성한데요, 중임이 끝나 잔여 정년을 채우기 위해 옮겼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만, 본인으로서는 건강상의 문제가 더 절실했던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쉽습니다. 덕분에 나동주 교장이 고향인 영광 교육장으로 발령났죠?

◆김두헌 기자…이번에는 지역교육장 인사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번 인사의 신데렐라로 윤종식 순천교육장, 이도환 보성교육장, 정혜인 화순교육장을 꼽고 있습니다. 다들 장점이 있어 발탁됐겠지만 다소 중량감이나 지명도면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장철호 기자…윤종식 순천교육장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화력이 좋다고 합니다. 학부모, 지역민, 학생들과 유대관계도 뛰어나 호인으로 평가 받고 있긴 하지만, 순천교육을 대표하는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교장선생님의 역할과는 다르다는 점, 각종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사람만 좋다는 소릴 듣다간 자칫 무능하다는 비판도 들을 수 있다는 사실, 본인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고정언 기자…이도환 보성교육장도 그야말로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전문직 경력도 전무하고 전교조측에서도 성명서를 통해 완도수고 교장 재직시절 지역교육장 방문을 거부하고 관내 교장단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권위적 인물이라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완도수고를 마이스터고로 정착시키고 특성화고등학교 운영에서 아이디어나 추진력이 탁월해 침체된 보성교육을 일신할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신영삼 기자…정혜인 화순교육장의 발탁도 눈에 띕니다. 해남지역 기관장들은 정 신임 교육장의 고샅길 행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말에도 해남에 머물며 각종 행사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얼굴을 비쳤는데요, 교육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지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이번 발탁의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김두헌 기자…또 해남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이 정인상 신안교육장과 정혜인 화순교육장 등 2회 연속 교육장을 배출시키며 기회의 자리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고정언 기자…나동주 목포서부초 교장은 고향인 영광교육장으로 금의환향하게 됐습니다. 나 교육장은 총 13년의 전문직, 3년 6개월의 교장을 역임하면서 폭넓은 교육적 식견을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는 등 초등교육계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운영이나 독서토론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고향의 교육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하지만 전교조가 성명서를 통해 밝혔듯 교육적 식견이나 풍부한 교육행정 경험이 자칫 독선으로 변질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신영삼 기자…장길선 구례교육장의 경우에도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는 케이스입니다. 지금까지 총 34년의 교직생활 중 고향인 구례에서만 24년 6개월을 근무한 고향바라기입니다. 고향 후배들을 위한 장 교육장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습니다.

◆장철호 기자…조숙희 완도교육장은 구례교육청과 담양교육청에서 장학사를 지냈으며 전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도교육청 장학사, 목포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등 전문직을 두루 거쳐 완도교육을 무난하게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두헌 기자…광주교대 20회 출신의 권길복 진도교육장의 발탁도 다소 이르지 않나 하는 일부 여론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본청 장학관으로 근무하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일약 교육장으로 발탁되며 20회 선두주자로 부상했습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4명의 기관장(김인선 전남과학교육원장, 김천옥 무안교육장, 나동주 영광교육장)자리에 광주교대 19회 출신이 발탁됐습니다. 같은 19회인 강대영 교육장은 지난해 3월 1일자로 함평교육장으로 임명돼 그야말로 광주교대 19회 전성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고정언 기자…이제 인사평을 정리해보죠. 위계조직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 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거나 벅찬 일을 맡고 나서야 이전의 명성을 먹칠하면서 멈추게 됩니다. 이른바 피터의 법칙인데요, 자신의 몸에 안맞는 옷을 입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불편합니다. 이번에 발탁된 인물들 중에서도 부임해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두헌 기자…이번 인사에서 ‘다소 무리가 따르는 인물이었다’고 세평에 오르내리는 분들은 특히 직원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유능하다’며 과시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게 되거든요.

◆신영삼 기자…또 항간의 세평에는 인사권자의 인력풀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선출직인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자기 신념과 부합하는 인물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는 것 같구요. 무엇보다 유능한 사람들이 전문직을 기피하려는 경향도 있어 우려됩니다. 과거 전문직 시험은 1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무능력이나 사고력, 기획력, 교육에 대한 신념이나 철학을 스크린 할 수 있는 복잡한 전형과정을 거쳤는데 현재는 역량평가나 다면평가 위주로 선발 방법이 바뀌다 보니‘사람좋은 사람들만 선발’되는 경향도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장철호 기자…인사권자가 원하는 인물의 기조가 바뀐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과거 추천을 받아 기관장으로 임명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훌륭한 교원들이 좋은 관리자가 되느냐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거든요. 특히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인물들이 학부모, 교사, 지역민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죠.

◆김두헌 기자…과거 장만채 교육감께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교육장으로 발령나면 방안 퉁수로 전락해 장학사들이나 하위 일반직 공무원들을 혼내는 일을 업으로 삼는 분들이 더러 있더라는 것이죠. 선출직 단체장들이 예산확보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로 뛰고 또 자신에게 표를 준 유권자들의 작은 소리도 귀담아 듣는 것과는 달리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죠.

◆고정언 기자…아무튼 인사권자와 인사 대상자들의 기관장에 대한 인식 수준이 다르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대민 접촉 빈도가 비교적 많은 교육장들은 교육자라는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두헌 기자…깜짝 발탁인사 탓인지 유난히 말이 많았던 이번 인사가 끝난 만큼, 이들이 어떻게 조직을 장악하고 기관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오늘 장시간 말씀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신영삼 기자…이밖에도 수고하신 분들이 계시죠? 바깥의 숱한 인사소문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에게 비협조적이었다 할 정도로 보안을 유지한 인사팀의 철통 보안 노고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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