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포드코리아가 농민들의 시름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를 보였다.

포드는 올해 첫 신차로 내놓은 '2017 뉴 쿠가'의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무려 4일간 대대적인 규모로 행사를 열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번에 포드가 선정한 시승 코스는 파주 화이트블럭 갤러리에서 연천군 현문로 조선 왕가까지 약 71km의 구간.

포드는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과 코너링 구간에서의 역동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구간으로 설정했다며 시승 코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방만이었던 것일까, 안일함이었던 것일까.

이번 코스는 구제역이 발발한 연천이 포함돼 있었다.

'구제역 완벽 차단'을 위해 연천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방역초소가 설치돼 있었다.

도로를 지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소독을 실시했던 만큼 기자도 차를 세웠다. 초소에서 뿜어져 나온 소독약에 시승차는 샤워를 했다.

연천은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이다. 구제역 여파로 전국에서 도살된 소만 1400여마리가 넘는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지난 2010년 구제역 사태보다는 피해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자식처럼 키워온 소가 피를 토하며 살처분되는 모습을 지켜본 농민들의 심정은 하늘이 무너진다고 표현하기 부족하다.

구제역 사태로 침체된 연천 시내를 주행하는 기자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특히 포드는 시승과 홍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2017 New KUGA Media Drive' 스티커가 붙여진 신차들을 나란히 줄 지어 가게 했다. 대열을 이탈하면 무전으로 "합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포드는 농민의 아픔을 헤아리기보단 신차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차의 성능을 최대한 많이 드러낼 수 있는 코스를 잡는데 몰두했고 농민들의 눈물은 드려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과연 농민들은 줄지어 가는 차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번 행사는 '최악의 시승'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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