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소속 이은욱 사원이 14일 오후 서울 낙원상가 4층 합주실 더사운즈스튜디오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근하 기자] 흔히 제약사를 떠올릴 때 보수적 혹은 폐쇄적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의약품을 다루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가벼운 느낌이 들 수 없는 게 사실. 그렇다 보니 제약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딱딱할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일양약품 소속 이은욱 사원을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14일 오후 기자는 서울 낙원상가 4층 합주실 더사운즈스튜디오에서 ‘음악 덕에’ 일양약품에 입사했고 ‘음악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이은욱 사원을 만났다. 처음 만난 기자 앞에서 기타 연주를 뽐내는 게 부끄러웠는지 연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은욱 씨는 현재 일양약품 여신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소매 거래처 관리, 인사사고사 관리가 그의 주 업무다.

대다수 직장인이 그렇듯 그는 평일 퇴근 후에는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지 않는다. 곧장 집으로 향하는 게 그의 일상이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집 안에서 나 홀로 기타 연주를 즐긴다는 것이다.

이은욱 씨는 “입사 후 초반에는 직장인 밴드에 가입했었다. 업무가 많은 날도 있다 보니 합주에 참석하지 못할 때가 많아 팀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 퇴근 후 집에서 연주하는 방법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은욱 사원이 대학생 시절 공연을 하는 모습이다.

그의 나이 31세. 기타 연주를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고등학생 때 노래 부르는 동아리에서 활동을 했고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다. 대학교 입학 후 밴드 동아리에 들게 됐고 보컬 외에 기타도 배워보고 싶었다”며 회상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기타 실력이 늘었고 우연히 KBS 밴드 경연대회 탑밴드에 출전하게 됐다. 대기실에 들어서니 많은 실력자들이 있었고 그들의 무대를 보고 있자니 나의 실력과 큰 차이가 있음이 와닿더라. 그 때부터 음악을 취미 생활로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웃어보였다.

이후 이은욱 씨는 홍대 놀이터에서 버스킹을 하기도 근처 모 클럽에서 정기 공연을 펼치며 연주 생활을 즐겼지만 취업 전선에 뛰어들면서 기타 연주를 잠시 놓게 됐다.

그는 “취업 준비에 바빠지니 음악을 멀리했는데 결과적으로 음악 덕분에 일양약품에 취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뒤에 알게 된 사실인데 상사가 채용 결정 당시 ‘탑밴드까지 나갔던 친구니 끼도 있을 것 같고 우리 부서에서 엔돌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인재가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음악 활동 이력이 취업도 시켜준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타 연주를 통해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능률을 높이고 있다”며 일과 음악 두 마리 토끼를 잡았음을 강조했다.

한편 일양약품은 직원들의 취미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스포츠, 낚시 등 소모임 수준의 친목도모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음악 관련 소모임도 추가됐으면 하는 게 이은욱 씨의 작은 바램이다. 그는 “제약사가 만든 의약품이 사람을 치료하듯 음악으로 동료들의 스트레스를 치료해주고 싶다”며 “만약 소모임이 만들어지면 사내 행사가 있을 때 찬조 공연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타 연주 외에 어떤 취미생활이든 스트레스를 풀고 본인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일양약품 동료들이 각자 방법을 찾아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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