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만기와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우리 경제가 4월에 위기를 맞는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4월 위기설'이 지나친 판단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 전개될 각종 정치·경제 이벤트로 불확실성은 더욱 커져 안심할 수 없다.

4월 위기설은 대우조선해양 문제에서 비롯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4월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원의 회사채를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 시 국내 경제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4월 이후가 더 큰 문제다. 대우조선해양은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올해 총 9400억원의 회사채 상환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4월 발표되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 일본, 독일 등 대미 무역흑자가 큰 국가들을 대상으로 통화 절상 압력도 넣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독일, 대만과 함께 환율조작국보다는 한 단계 낮은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라 있다.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으로 ▲200억 달러 이상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 대비 3% 이상 경상흑자 ▲국내총생산 2% 이상 외환 순매수 등 3개를 제시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중 2개에 해당된 탓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4월 위기설'이 확산되자 정부가 적극적인 진화에 나서고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우리가 현재 경제 상황을 위기에 준한다고 말하지만, 현 상황을 위기 자체로 보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이 차관보는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상환 문제 관련, "대우조선 역시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는 것을 이미 알았다. 관련해 자급 수급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다"며 "당국이 관리하고 있어 그 부분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 관련도 "지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단, 올해 시장 불안을 불러올 대외 정치·경제 이벤트가 적지 않다보니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지난해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등 대외 정치 상황에 의해서 크게 흔들렸다.

우선, 그리스가 오는 7월 만기인 41억 유로 규모 만기 부채를 상환치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월 위기설'의 한축을 형성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대선(4월23일~5월7일)과 네덜란드 총선(3월15일) 애서 극우 정당이 승리시 브렉시트 같은 충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네덜란드 극우 자유당과, 프랑스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20% 후반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제거키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리는 건 현명치 못하다"며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이 올해 세 차례 이상 금리 이상에 나설시 한미 장단기 금리가 모두 역전되면서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진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로 국내 정치적 리더십 실종도 위기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 지수는 48포인트로 이미 유럽 재정위기(2011년 10월·52.8포인트) 수준으로 급격히 올라섰다.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시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당시 87.6포인트) 수준까지 추월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동향분석팀 연구위원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회 전반에 확대되는 것을 차단키 위해 당분간은 기존 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며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정부의 재정지출 조기집행률 제고,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보유고나 단기 외채 비율 등 우리나라의 건전성 지표가 양호해 단기 충격이 경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건국대 오정근 금융·IT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하다가 위기를 맞았다"며 "위기가 닥치면 단기 외채가 100%연장 안된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아직도 건전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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