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지난해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예대율이란 저축은행이 고객들에게 받은 예금 잔액에서 대출로 나간 잔액 비율이다.

예대율이 90%라면 100억원을 예금으로 받아서 90억원을 대출로 빌려줬다는 뜻이다.

1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43조4646억원, 수신 잔액은 46조704억원, 예대율은 96.44%였다. 예대율은 전년 대비 1.92% 올라 1997년(103.58%)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해엔 저금리의 영향으로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찾는 예금 수요가 몰렸음에도 예대율이 크게 올랐다.

예대율의 모수인 예금액이 많이 늘어나면 그만큼 예대율이 떨어지지만, 지난해엔 예금보다 대출이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45조704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9.72%(7조4237억원) 늘어난 것이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43조46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5%(7조8808억원) 늘었다. 이는 2004년(24.0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예금을 많이 받았지만 바로바로 대출로 내보낼 만큼 대출 수요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경기 둔화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늘어나자 대형 저축은행들이 개인 신용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대출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저축은행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도 원인이다.

단, 올해도 저축은행의 높은 대출 증가율이 이어질지 미정이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 정책이 저축은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도 올해는 경기 둔화를 대비해서 무리한 대출 확장보다 '관리 모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대출 태도 지수는 지난해 3분기 -9를 기록하며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는 -12로 더 떨어졌다.

대출 태도 지수가 마이너스(-)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저축은행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저축은행보다 많다는 뜻이다.

또 저축은행 대출수요도 지난해 4분기 12까지 올랐지만, 올해 1분기는 9로 다소 하락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엔 경쟁적으로 신용대출을 늘리면서 예대율도 많이 올랐지만, 올해는 작년만큼 대출을 늘리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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