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정부의 은행대출 억제 등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강화 되는 가운데 사채시장은 오히려 호황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채하면 흔히 ‘고금리’와 ‘협박’ 등 섬뜩한 단어들부터 먼저 떠오른다. 단연, 사채시장은 특수한 경우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보편적인 사람들은 거리감을 두고 싶어한다.

하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사채시장에 찾는 사람들이 늘고 다양화 되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채업을 다소 기복은 있어도 불황이 없는 사업으로 바라본다.

사채업이 제도권으로 많이 흡수되고 단속도 강화되었다곤 하지만 사채를 찾는 금융소비자의 수요는 오하려  줄지 않고 늘고 있는 탓이다.

박근혜 정부가 지하 경제를 양성화하겠다는 정책 기조 아래 세무당국의 단속을 강화하고 이자율 상한 규제에 나서면서 사채시장은 내리막길을 걷는 것으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사채시장의 실상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실제, 명동에는 중국 관광객만 넘치는 게 아니다. 빌딩 안에 들어가면 돈 놀이를 하는 사무실이 넘친다. 명동 사채 시장들이다.

명동 사채시장의 주무대는 개인대상의 소액 사채놀이는 물론 기업 대출과 부동산 투자 등 큰 규모로도 펼쳐지고있다. 한 사채업자는 “연말 잔고증명 등으로 안전하게 돈 벌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업 사채에 비하면 용돈벌이 수준이다”고 말했다.

사채시장에 따르면 대체로 명동 사채업자들이 두 가지 철칙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많이 버는 것보다 빌린 돈을 제대로 받는 것을 중시한다. 상환기간 역시 짧을수록 좋고 아무리 길어도 3개월을 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젊은 층들이 취업난을 겪고 조기퇴직등으로 일자리가 부족하자 최근엔 사채시장을 중심으로 이상 기류들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사채업을 한다는 최모씨의 경우 지난해 사무실을 찾아온 대학생들을 돌려 보내느라고 진땀을 뺐다고 한다. 최씨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간혹 찾아와서 ‘큰 돈을 벌고 싶다. 취업도 힘든데 휴학하고 밑바닥부터 제대로 배우고 싶다’며 사채업에 자신을 써달라고 요청하러 온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엔 금융업에 종사했던 퇴직자들 마저도 사채시장에서의 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사채업을 통해 거액을 벌어 들이고 갑부까지 된 자산가들의 이야기까지 퍼지면서 일확천금을 꿈 꾸는 많은 사람들이 사채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사채시장에선 수천억 원을 주무르면서 큰 손 역할을 해온 거물 사채업자 5, 6명의 이름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최근엔 5억 원으로 시작해 4년 만에 100억 원을 벌어 들인 중소 사채업자가 명동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지난해 대부업체의 전체 대부액은 5년 전보다 2배 증가한 11조원을 돌파했다”며 “하지만 신고되지 않았거나 축소 신고된 거래까지 포함하는 경우 그 거래금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하 사채시장 규모가 공식적으로 통계 잡힌 것보다 5배 정도 많다고 보면 된다. 적게 잡아도 시장규모는 50조원이 넘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키워드
#N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