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자이 분양 당시 견본주택에 모인 사람들

[이뉴스투데이 김정일 기자]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저층도 로열층 못지않는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 저층은 사생활침해, 채광, 전망 등의 이유로 수요자들이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건설사들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필로티를 설계함으로써 저층이 새롭게 재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자녀를 둔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필로티 설계 단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또한 상층부 못지 않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필로티 설계란 1층을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기존 아파트 2~3층 정도의 높이가 1층이 된다. 때문에 1층이라 하더라도 조망과 채광이 우수하고 사생활 보호기능이 높다. 여기에 단지 전체를 보더라도 사방이 트여 있기 때문에 개방감, 공간감을 부여해 단지 미관향상도 기대할 수 있고 환기에도 좋다.

이러한 필로티 설계는 입주민 편의를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과거 주차공간으로 실질적인 이용도가 낮았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놀이기구를 갖춘 보육시설, 테라스카페 등 교육·휴게시설 비롯해 무인택배함, 자전거 보관함 등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천안 청수지구 '천안 청수지구 우미린'(2010년 8월입주)의 경우 단지 중앙의 타워형 4개동 건물 필로티 공간에 어린이 실내놀이터, 한옥 사랑방, 유럽풍 테라스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마련해 수요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GS건설의 '경희궁자이'(2017년 2월입주)도 한국의 전통미를 살려 필로티 공간에 대청마루와 같은 공간을 마련해 외부 조경을 감상하면서 이웃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필로티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최근 필로티 단지 저층부 아파트값 상승률은 상층부 못지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GS건설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서 공급한 '동천자이'(2018년 8월 입주예정) 전용면적 84㎡ 1층은 지난 1월 5억5065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분양가(5억1490만원)대비 6.94%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반면 같은 단지, 같은 면적 26층의 경우 지난해 11월 5억559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분양가(5억4700만원) 대비 1.63% 상승한 것에 그쳤다. 동천자이는 전동에 1층 필로티가 설치되며, 창 밖으로 바로 하버드대학교 니얼 커크우드 교수가 조성한 것으로 유명한 단지 내 조경을 바라 볼 수 있다.

롯데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에서 공급한 ‘꿈의숲 롯데캐슬'(2017년 2월입주)도 1층에 필로티를 설치해 2층 같은 1층을 만들었다. 이 단지 역시 지난 1월 4억7233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분양가(4억4400만원)대비 6.36% 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같은 단지, 같은 면적 8층의 경우 4억8833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분양가(4억67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4.57% 상승했다.

업계 전문가는 "필로티 설계로 기존 저층부 아파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데다 최근 층간소음, 단지 내 조경 조망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수요자들에게 관심도가 높아졌다"며 "분양가는 저렴하게 나오지만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가격은 상층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는 경우가 많아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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