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2017년, 중국산 승용차의 대한민국 공습이 시작됐다. 그 첫 번째 전장(戰場)은 바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중국 북기은상 수입사인 중한자동차는 '가성비'를 최대 무기로 삼은 켄보 600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향해 돌격하고 있다.

하지만 가성비만 챙겼다면 '깐깐'하다고 소문난 한국시장에 감히 진출할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부터 탁 트인 시야, 넉넉한 실내 공간 등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지난 6일 첫 만남에서부터 켄보 600은 중국산 자동차에 가지고 있던 막연한 '의구심'을 지워버린 것은 물론, 묘한 매력까지 발산했다.

외관 디자인은 놀라운 정도로 매끈하게 잘 빠졌다. 중국차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다면 모를 정도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위치한 엠블럼(왼쪽), 켄보 600 후면부

전면부는 일본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를 생각나게 한다. 커다랗게 입을 벌린 역사다리꼴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부리부리한 눈처럼 디자인된 헤드램프는 '정의의 사도' 포청천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 정중앙에는 날개 모양의 엠블럼이 박혀있다. 중한차의 엠블럼이다. 낯설지만 독특하다.

에어덕트 그릴과 크롬 몰딩을 적용해 날렵한 측면부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 통통하면서도 다부진 느낌의 후면부는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비율과 전체적인 외관에서는 흠 잡을 곳이 없다. 전장 4695㎜, 전폭 1840㎜, 전고 1685㎜, 휠베이스(축간거리) 2700㎜로, 경쟁 차종인 현대차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다.

문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심플했다. 블랙과 브라운 투톤 컬러 인테리어를 적용해 지루한 느낌은 피했다.

블랙과 실버 컬러의 가죽핸들은 손에 감기는 맛이 있었다.

필요한 것만 딱딱 배치된 버튼식 센터페시아는 차를 처음 타보는 사람도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콘솔박스의 수납공간은 켄보 600의 덩치에 비해선 작았다.

2열 공간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여유롭고 널찍했다. 유모차 두 개 정도는 무리없이 실을 수 있을 법 했다.

또 일반적으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뒷 편에 튀어나와 있는 부분을 없앴다. 평평한 플랫 플로어로 돼 있어 편안하게 다리를 뻗을 수 있다.

트렁크는 평상시 1063L, 뒷좌석 폴딩시 2738L를 적재할 수 있다. 비밀의 공간도 있었다. 트렁크 하단 부분을 열어보니 사고시 유용하게 쓰이는 주황색 안전대와 스페어 타이어가 들어있었다.

이외에도 ▲운전석·동반석 듀얼 에어백 ▲차량 자세 제어장치(ESC·TCS)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HAC) ▲타이어 공기압 자동 감지 시스템(TPMS) ▲EBD-ABS (BAS내장) ▲전륜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브레이크 ▲오토 파킹시스템 ▲스마트키 시스템 ▲엔진스타트 버튼 ▲유로스타일 독서등 ▲후방 경보시스템 ▲후방카메라 ▲크루즈 컨트롤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SSEPS)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장착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우선 시야가 확보됐다. 마음이 편했다.

저속 구간에서는 무난하게 운전을 했다. 핸들이 가벼워 휙휙 돌아가지도 않았고 브레이크나 가속페달이 삐걱대지도 않았다.

정차 시 뒷차가 바짝 따라붙거나 사람이 지나가면 '삐삐' 거리는 경고음이 들린다. 차선을 넘어가도 경고음이 울린다. 예민하고 민감한 차다.

하지만 가속 구간으로 치고 나갈 때 소음과 느린 반응 속도 때문에 차가 버거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켄보 600은 4기통 1.5ℓ F15D 가솔린 터보엔진과 무단변속기(CVT)가 조합돼 최고 147마력, 최대 21.9㎏·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복합연비 9.7㎞/ℓ(도심 9.2㎞/ℓ, 고속도로 10.4㎞/ℓ)를 인증 받았다.

덩치에 비해 작은 엔진을 선택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강제흡입 방식의 터보를 선택했다.

또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젤 대신 가솔린을 선택했다. 

가속페달을 밟을수록 엔진 소음은 심해졌다. 시속 80km 이상 넘어가니 풍절음도 크게 들렸다.

하지만 터보 엔진을 장착한 만큼, 일단 탄력을 받으면 고속 주행에서도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서울 강남에서 경기도 하남까지 도심과 고속도로 왕복 60km를 달려봤다. 최종 연비는 13.5ℓ/100㎞로 기록됐다. 환산하면 7.4㎞/ℓ 수준이다. 공인 연비 9.7㎞/ℓ보다는 떨어진다.

켄보 600은 많은 것을 갖춘 차다.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 디자인과 함께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안전·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했다. 엔진 효율성은 경쟁 모델에 비해 다소 뒤쳐지지만 무난한 편이다. 무엇보다 켄보 600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모던 트림은 1999만원, 럭셔리 트림은 2099만원으로 책정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켄보 600은 '세컨드 카'나 '업무용 차량'으로 제격이다. 가족이 근교로 나들이 갈 수 있는 '패밀리카'로도 손색 없다.

2000만원대로 이 같은 스펙의 차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와 '실용성'을 추구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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