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시드릴사에 2009년 인도한 반잠수식 원유시추설비 '웨스트 에미낸스호'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심해 유전개발업체 시드릴(Seadrill)이 디폴트 위기에 몰리면서 발주 취소 등으로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국내외 조선업계 따르면, 글로벌 유전개발 회사인 시드릴이 최근 현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시드릴'은 바다 속 석유를 전문적으로 탐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유전개발 업체다. 하지만 심해 유전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셰일 가스‧오일의 등장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파산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현재 시드릴로부터 시추 설비를 발주 받은 국내 조선사는 삼성중공업(1척), 대우조선해양(2척), 현대삼호중공업(1척)으로 금액은 약 27억달러(약 3조원)에 달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시드릴이 발주한 시추 설비들은 건조가 거의 끝난 상태"라며 "만약 시드릴이 파산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최악의 경우 국내 조선업체들은 2조원가량을 못 받는다"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80억달러(약 9조1600억원)에 달하는 채무의 만기연장과 10억달러(1조14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진행중인 시드릴이 끝내 협상에 실패할 경우 파산보호 신청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이미 계약을 이행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도 불똥을 피하기는 어렵다. 시드릴로부터 발주를 받은 금액이 이들 3사의 해양플랜트 수주액의 22%이기 때문이다. 만약 구조조정 여파로 30%만 떼이더라도 손실은 9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측은 “3월 시드릴에 드릴십 2기를 인도할 예정인데 전체 대금 10억4000만달러(1조1900억원) 중 30%만 선수금으로 받은 상태”라면서 "3월 인도 예정 드릴십은 아직 공식 요청은 없지만 인도 연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드릴십 2척은 건조를 대부분 완료했지만 인도만 앞둔 상황이라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 설비 역시 지난 2015년 시드릴측의 일방적인 계약취소로 이미 손실로 처리한 바 있어 유동성에 미칠 영향은 적을 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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