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촛물을 버무린 밥, 한 입 크기로 알맞게 포를 뜬 생선회. 단순한 조합이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복잡 미묘한 맛의 차이가 극명하게 느껴지는 한 점의 음식. 숙성 정도, 밥알의 찰기와 간, 온도감, 식재료 본연이 가지고 있는 기름기와 풍미. 여러 요소들이 섞여 입안에서 녹아내리며 총 천연색 미각의 경험을 선사한다. 또 원물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는 클래식한 맛 이외에도 생강이나 라임즙, 일본에서 즐겨쓰는 향신료인 시소 등을 활용해 풍부한 맛의 변주를 주기도 하는 등 조리법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인 것이 재미있다.여러 스시를
우리의 음식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탕반문화다. 그중에서도 곰탕과 설렁탕은 친숙하면서도 혼용하여 사용되는 등 혼동하기 쉬운데, 주로 곰탕은 ‘고기로 국물을 내는 요리’, 설렁탕은 ‘뼈를 고아 국물을 내는 요리’로 전해져온다.곰탕은 고기로만 국물을 우리기 때문에 국물색이 탁하지 않고 맑은 것이 특징이다. 맛을 보면 고기의 육향이 국물에 배어들어 슴슴하지만 찰나를 스치는 육향이 매력적이다. 마치 평양냉면의 그것과 같다. 해서 곰탕은 평양냉면처럼 마니아들이 많다. 조미료에 지친 혀라면 ‘오잉?’할 수 있는 첫 맛, 그러나 어느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빈 방문인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당시 300억달러(37조5000억원)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약속과 한-UAE 정상 공동성명, 총 48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 뚜렷한 성과를 냈습니다.통상 순방을 마치면 대통령 지지율은 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친 순방 이후엔 어김없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지난해 6월 해외 첫 순방에서는 인사비서관 부인 탑승 논란에서 시작돼 그해 9월 미국 순방에서는 비속어 논란, 1
클래식한 다이닝의 정석하면 아직도, 그리고 영원히 프렌치를 1순위에 놓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식사라는 행위에 진심인 곳. 가볍게 들를 수 있는 비스트로조차 소스부터 직접 끓이며 레스토랑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이 만든 프렌치 스타일의 조리법은 다양한 식문화권의 발전을 이끌었는데 오늘의 현대식당에서도 영향을 받은 식당을 적잖게 발견할 수 있다.요즘은 한식, 프렌치, 이탈리안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는 추세다. 다양한 식문화권에서 경험을 쌓고 온 셰프들은 그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자신의 철학과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할라치면 다섯 손가락 안에 이름이 나오는 자장면부터, 눈과 입을 놀라게 하는 화려한 요리까지. “중국인조차도 중국의 요리를 다 먹지 못하고 죽는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중국의 요리 스펙트럼은 그 어느 나라보다 깊고 넓다. 넓은 대륙의 크기만큼이나 다양하게 발전한 요리 문화는 지리적 환경과 소수민족의 특성이 융합되어 더욱 풍요로워졌다.청나라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 요리들을 체계화하려는 시도가 지속되어 현재는 ‘중국 8대 요리’로 산둥요리, 쓰촨요리, 광둥요리, 장쑤요리, 저장요리, 푸젠요리, 후난요리,
[김동석 명문요양병원장] 겨울이 되면 다른 만성질환도 그렇지만 당뇨와 암의 예후가 여름보다 좋지 않다.왜 그럴까?모든 생물은 추워지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수분을 줄이고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당분을 높여 추위에 대처한다.누구나 한번쯤 수영장에서 소변이 보고 싶어 참지 못하고 볼일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추운 물속에 들어가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열량을 높이기 위해 혈관내의 당을 높이고 수분을 배출해야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그래서 당뇨병은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늦가을과 겨울이 취약하고 반대로 봄과 여름은 훨씬 나아진다. 북극에
신당동 하면 떡볶이만으로 불리던 것도 옛말이 되었다. 신당동은 핫한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거니와 지하철 2,3,5,6호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지라 대중교통을 통해 방문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힙지로’로 불리던 을지로에 이어서 ‘힙당동(힙+신당동)’이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게 된 신당동. 고즈넉하면서도 골목골목 감성 가득한 집과 가게들이 많아 MZ세대들의 모임 장소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신당역 인근은 핫한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며 항상 대기 손님이 있는 가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레트로함과 현대적인 감성의 가게들
겨울답게 연일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거리는 연말 분위기로 반짝반짝하다. 옷깃을 여미고 총총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면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본다. 올해 초 세웠던 계획들은 지키려고 노력했는지, 올해는 어떤 성과나 변화가 있었는지, 초심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말이다. 그러다 보면 늘 그렇듯이 아쉽고 부족한 나를 책망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렇지만 아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아주 성실하게 한 해를 잘 살아냈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그럴 것이다.초심으로 돌아가는 연말에 어울리는 소울 푸드를 한 가지 고르자면 바로 ‘
[김동석 명문요양병원장] 이태원 참사를 격으면서 안전불감증과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심장이 멈추면 일반적으로 사망했다라고 생각하지만 심장이 멈추고 다시 심장이 뛰게 되면 다시 회생하는데 이 시간을 골든타임이라 한다.그렇다면 심폐소생술의 골든타임은 사람마다 같을까?결론은 그렇지 않다.‘심장이 뛰지 않게 되면 왜 사망에 이르는가?’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사람은 먹지 않고 물만 있다면 한 달은 살 수 있지만, 공기 없이는 단 몇 분도 살 수 없다.다시 말하면 산소 없이는 단 일분도 버티기 힘들다는 뜻이며, 호흡을 통해
쌀쌀한 바람이 코 끝을 시리게 하고 반짝반짝한 전구들이 도시를 휘감으면 어느새 연말이 왔음을 체감하게 된다. 다사다난했던 올해의 해도 저물어가고 벌써 이 시즌이 다가왔다.올 한 해도 잘 견뎌낸 자신을 축하하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좋은 레스토랑을 찾아 식사를 해보자. 멋진 공간에서 훌륭한 요리, 그리고 와인과 함께 한 해를 되돌아보고 잔잔하게 하는 마무리는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정돈해 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크리스마스를 빛내 줄 미식의 향연!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프렌치·이탈리안 레스토랑 다섯 곳을 소개한다.◇프렌치 퀴진과 우드앤
최근 가장 핫한 드라마 시리즈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다 흥미로웠던 대사가 기억난다. “아, 그런 꿈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언젠가 우리나라 영화가 이 헐리우드 영화들을 상대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는 그런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는 공상 과학 만화 같은 일이요.”1990년대 과거 뉴욕 필름 마켓을 둘러보던 주인공 가족의 대화다. 그런 시절을 보냈고 현재를 살고 있는 관객은 묘한 느낌이 든다. 이제는 노래를 내자마자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르는 가수가 있고,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4강 진출을 하고,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김동석 명문요양병원장] 몇 년 전 말기 난소암 진단을 받은 환우분 이야기다.난소암 말기 암 진단를 받은 지 한달되신 겉보기에 너무 멀쩡한 50대 초반 환우와 입원 상담을 했다. 암 진단을 받은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고 정신적으로 안정하는 것이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놀랍게도 암진단을 받고 오히려 삶이 행복해졌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50대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갱년기 우울증이 찾아오기 쉽다. 그 상황에 우리나라 굴지의 S그룹에서 수십 년 일하면서 하나의 부속
독창적인 요리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갓포요리’. 갓포요리는 일식 다이닝의 한 장르로 최고급 ‘가이세키’와 캐주얼한 ‘이자카야’ 사이에 있는 요리다. 갓포라는 이름을 한자어 그대로 해석하면 ‘자르다’와 ‘끓이다’라는 의미로 ‘칼과 불을 이용한 요리’라는 뜻인데, 즉 기술이 뛰어난 조리법을 이용한 요리를 갓포요리라고 하는 것이다.일본에서의 갓포요리는 전문 조리기술이 있는 요리사가 만든 고급 요리 또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요리사가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고급 요리를 뜻한다.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제철 식재료를 공수해 계절감 있고 독창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렇다고 아주 먼 거리의 풍광을 즐기기는 현대인에게 요원한 것도 사실. 이럴 때는 가까운 교외에 있는 힐링 카페들이 대안이 된다.유리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과 탁 트인 창밖 뷰. 빵 굽는 냄새와 향긋한 커피 한 잔이면, 시끄럽던 머릿 속도 초록빛 아늑함으로 물들어간다. 모든 잡념을 잠시 내려놓고 ‘멍을 때리며’ 쉼의 시간을 보내면 또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는 것이다.힐링이 필요한 순간, 최선의 선택이 되어주는 인생 뷰 카페를 소개한다
필자는 처음 골프 클럽을 잡은 후 많은 시간을 연습하는 데 할애했다. 당시 공을 치면서 비거리에 상당한 욕심을 냈던 것 같다. 프로든 아마추어 골퍼든 거리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더 좋은 스코어를 내려면 비거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흔히 비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어깨 회전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하지만 골프라는 운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선 비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하체를 잡고 제자리에서 어깨 회전보다는 몸통 꼬임에 양을 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적인 어깨 회전은 90도 정도다. 골반 회전은 45도, 무릎은
늘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느리게’를 고수하는 곳들이 있다. 셀 수도 없이 빽빽하게 꽂혀있는 빛바랜 LP의 낡은 냄새와, 마음을 울리는 바이닐의 소리, 선곡을 고심하는 디제이의 손길, 공간이 주는 향기가 배인 듯 더 맛있는 위스키 한 잔까지. 이곳에서의 시간도 LP의 그것처럼 느리게 흘러간다.요즘은 단순히 아날로그에 그치지 않고 모던한 감성을 섞어 그야말로 ‘힙’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LP바. 마주 앉은 사람과 오가는 말 없어도 음악이 빈자리를 채워주는 곳. 홀로 사운드를 즐겨도 좋다. 깊어가는 가을밤,
윤석열 대통령이 ‘MBC 기자와 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로 취임 후 194일 동안 61회에 걸쳐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 진행해왔던 약식기자회견(도어스테핑)이 21일 잠정 중단했습니다.용산시대의 상징과도 같은 대국민 소통창구 약식기자회견이 대통령의 애정도 깊게 담긴 만큼 전면 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전망입니다만,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언쟁 이후 나온 결정이자 사실상 MBC에 향한 경고로 언론 통제와 정화 사이에서 여론 갈라치기는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대통령실은 지난 9월 윤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MBC의
바다와 갯벌을 넘나들며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낙지. 낮아지는 온도만큼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가 사람들의 입맛을 유횩한다. 특히 타우린과 무기질, 아미노산이 풍부해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 탓에 ‘갯벌의 산삼’이라고도 불리니 찬 바람 불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닐 수 없다.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낙지는 먹는 방식도 다양한데 칼칼한 양념과 함께 볶아낸 ‘낙지볶음’, 도마 위에서 ‘탕탕’쳐서 손질하는 ‘탕탕이’, 막대에 돌돌 말아 양념을 발라 굽는 ‘호롱구이’, 감칠맛있는 국물로 바닥까지 박박 긁게 만드는 ‘연포탕
패션이 그러하듯 음식에도 유행이 있다. ‘닭고기’하면 닭갈비와 치킨으로 구분되던 큰 줄기에 ‘닭 구이’가 혜성처럼 나타난 지 수 년. 인스타그래머블한 외양까지 갖추고 ‘힙한’ 음식으로 떠오른 ‘닭 구이’는 잠시의 유행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스테디 한 외식 메뉴로 자리를 잡았다.부위별로 굽는 시간을 달리해 각기 다른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일본식 야키토리 꼬치’와 닭 목살, 염통, 근위, 연골 등 기존에 구이로는 잘 즐기지 않았던 특수부위를 숯불에 구워 다양한 소스와 함께 즐기는 ‘신흥 닭 특수부위 숯불구이 전문점’, 춘천 하
최근 금융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부동산 레고랜드 사태에서 촉발된 PF관련 여러 문제를 살펴보면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흡사 닮아 있다.우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미국발 긴축 강화가 경기 침체로 파급되면서 우리나라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출시장이 약화됐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다. 기업이나 가계 대출자에게 부담이 되고, 경제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동성 문제도 발생했다.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캐피탈 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돈이 마르면 신규 영업을 줄이고,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