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5일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 형성된 정치지형도를 엿보는 동시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성격이 강하다.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돼온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어느 때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어 선거를 통한 실질적인 다당제가 실현될 지도 관심사항이다.일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국정안정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정면으로 부딪힐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안정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에서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간 대결은 수치상 1대 1이지만 사실상 자유한국당 승리로 마무리됐다.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첫 선거를 치른 한국당은 전통적 텃밭인 통영·고성에 가볍게 깃발을 꽂은데 이어 애초 ‘진보 정치 1번지’로 분류되면서 절대적 열세 지역인 창원 성산에서도 초박빙 승부를 펼치며 강력한 존재감을 심어줬다.보궐선거에 ‘올인’한 한국당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싸늘하게 식은 PK민심을 일정 정도 되돌렸을 뿐 아니라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한 교두보
지난달 31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와 청와대의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가 있었지만, 나머지 후보자 5명에게 모두 낙제점을 준 야당과 추가 낙마를 막기 위한 여당 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장관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1일에 이어 2일, 여야의 날선 공방이 점입가경이다.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1일 두 후보자 낙마 여세를 몰아 추가 낙마를 위한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사검증 실패를 고리로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낙마는 없다'는 입장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 뉴타운 개발 지역의 복합건물을 25억7000만원에 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투기 논란에 대한 입장표명을 위해 오전 10시35분 출입기자들을 불렀다.그런데 김 대변인의 첫 마디는 “비보도를 전제로 말씀드리겠다”였다.그러자 “비보도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라”는 기자들과 “보도를 해선 안 된다”는 김 대변인 간 날선 대치상황이 이어졌다.김 대변인은 한 발 물러서 “기자단 간사와 상의한 뒤 보도의 범위를 정하겠다”고 제안했고, 기자단 간사
멀쩡하게 세상을 살다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든 암은 참으로 불편한 손님이었다. 가뜩이나 비좁은 일상을 비집고 들어선 모진 병은 그 행간도 불온하지만 존재를 아득한 암전에 가둬놓는다. 3년 전 내 경우가 그러했다. 아프기 전과 후의 삶의 풍경은 마치 긴 터널, 안과 밖의 명암 차이만큼 갈라져 있었다. 언젠가 어느 글에서 존재에 대한 온전한 성찰의 시간을 허락해 주는 게 통증이라 썼지만 큰 병 앞에서 그런 내공을 보이기가 쉬운 일은 아닐 터이다. 누구나 가늠하기 힘들었던 죽음이란 것이 간결해진 병마의 무게로 다가서면 일상은 무겁고 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면서도 회담 결렬을 두고 벌어지는 책임공방으로 자칫 대화의 판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국 정부에 공이 넘어온 분위기다. 여기에 북·미 양측이 직간접적으로 대화 접점을 찾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바라고 있다.정부는 북·미 협상을 이끌어내는데 최대 난관인 ‘완전한 비핵화’ 수위 완화작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를 트려면 북한과 이른바 ‘빅딜’을 그리는 미국 측의 전향적인 변화가
불법적인 개학 연기를 강행하던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대국민사과와 함께 백기를 들었다. 정부여당의 압박과 여론의 악화,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법인 설립허가 취소 결정 등 전방위 압박에 부담을 느꼈는지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여전히 정부와 여당에 돌리며 다음 투쟁을 준비 중이다. 한유총은 투명 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도입되고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이른바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안대로 수용되면 사립유치원 자율성 유지와 생존
2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꾸려진 하노이 국제미디어센터에 모인 전 세계 언론은 마지막 일정을 기다리다 판이 틀어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술렁이기 시작했다. 결국 협상은 중간에 결렬됐고, 이후 북·미 외교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북·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이 틀어진 뒤에도 표면적으로는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면서도 협상 결렬 원인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차기 협상의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북·미 정상은 애초 하노이에서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낼 정도의 실무조율이 되지 않은 채 회담에 임했다.북
설 명절에 고향에서 만난 친구는 분기탱천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며 대척점에 서있는 정당에 대한 그의 신랄한 비판은 날이 서있었다. 비판의 대상이 된 논거들은 가늠하긴 어렵지만 보편적 상식선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듯했다. 그러나 뭐라 반론을 제시하기엔 명절이 주는 너그러움에 반하는 터라 경청을 감내해야 했다. 오랜만의 술자리는 불편했고 당혹스러웠다. 그의 비판의 기저에 사실 확인은 요원했고 왜 그 정당을 비난하는지 논리는 부실했으며 허약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친구가 태어나고 거주하는 지역이, 지지하는 정당이 주류를 이루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대사로 한반도 문제의 실무자가 변경됐다. 지난해 8월에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됐으나 이렇다 할 역할을 맡지 못했던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평양으로 날아갔다. 당초 판문점에서 김혁철과 만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북한이 평양으로 비건을 불러들인 것이다.비건 특별대표는 주전공이 러시아 관련 외교다. 미시건대학에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하고, 줄곧 러시아 관련 일을 해왔었다. 북한 핵문제를 둘
틀림없는 사실 하나, 좋은 국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도 먹고사는 나라이다. 한국 사회가 이 불변의 국가 존립 명제를 자영업 시장에 적용해본 적은 아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내키지 않은데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뛰어드는 게 이 땅의 자영업이기 때문이다. “나 경찰 아니고 치킨 집 아저씨다. 소상공인들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고”, 요즘 극장가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극한 직업’의 배우 류승룡의 영화 속 대사이다. 최근 20년 넘게 다니던 직장에서 떠밀리듯 명퇴를 한 오랜 친구도 그렇다. 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1월 17일부터 3일간 워싱턴 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했고, 그 결과 2월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이 기정사실화돼 가고 있다. 공개된 백악관의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은 ▶2월 말경(near the end of February)에 만날 것이다 ▶대화에 진전이 있었고, 대화를 계속할 것이다 ▶완전하게 검증된 최종적인 비핵화를 볼 때까지 압박과 제재는 지속할 것이다 등 세 가지다.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곧바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날아가
최근 일부 대형교회 민낯에 대해 쓴 글의 애프터서비스라고 해두자.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한국 사회에서의 공익적 교회 역할이 매우 중차대함을 믿어 의심치 않는 기대여서이다.최근 한국 개신교는 볼썽사나운 교회 부자세습 논란 이후 시민사회로부터 집중적 성토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개신교 내부에서 대안교회를 지향하는 다양한 모색을 시도하고 있고, 그 대응 모델로 ‘작은 교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작은 교회 목회자의 생계문제를 둘러싼 대형교회, 침묵의 카르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칠
정부에서 2019년을 규정하며 가장 자주 강조하는 용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일 것이다. 지난해 우리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에서 3.1운동의 정신이 2017년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주권운동으로 되살아났다고 규정했다. 특히나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2019년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으로 행사를 갖자고 제안하고 동의를 얻었다.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고, 이를 위한 실무적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구체적인 문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 대통령 공약이 사라졌다. 대통령 후보시절 국민들에게 제시했던 1호 공약 ‘광화문 대통령’은 집권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회에서 정책화됐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비전인 국민의 나라를 실현시키기 위한 실천과제로서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으로 상징된다. 2019년까지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새해 시작과 함께 유홍준 광화문시대자문위원장은 현재 광화문에 대통령의 집무를 가능하게 할 인프라를 구축할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광화문대통령 공약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경복궁 뒤편에 자리 잡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한동안 보이지 않던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초, 평양고사포병사령부 정치위원이 당에 대한 태도불량과 사생활 문란혐의로 공개처형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는 그날 공개처형까지의 과정을 소상히 다루었는데, 4.25문화회관에서 해당 정치위원의 죄명을 알리고 그 자리에서 체포한 다음 회의에 참석한 군 장군들을 버스에 태워 미림비행장으로 이동해 수백명의 장군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형이 집행되었다는 것이다.2015년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회의에서 졸고,
수능을 마친 고3학생 10명은 해방감으로 가득차서 강릉으로 우정여행을 떠났다. 학교에는 보호자 동의를 얻은 개인체험학습을 허락받았다. 누구도 이들의 여행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런데 여행 첫날 무색무취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은 사망하고 7명중 일부만 의식을 회복했다.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로부터 실시간 상황보고를 받고,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리고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모든 편의를 지원하라는 지시와 함께 유은혜 장관에게 현장 상황을 직접 챙기라고 했다.지난해 4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광화문광장에
미국 재무부는 세계인권의 날이었던 지난 10일 최룡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선전선동부장 등 3인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그들이 북한에서 자행되는 지속적이고 심각한 인권 유린에 책임이 있다’는 미국 정부의 판단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인권문제에 더 민감하다. 이번 재무부의 조치도 민주당 정부 시절인 지난 2016년 대북제재 강화법에 따른 조치였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이상, 미국은 북한에 대해 인권문제로 더욱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그런데 인권제재가 북한에게는 얼마나 효과가 있
지난달 30일 어렵게 유엔제재위원회로부터 예외를 인정받고 시작한 남북철도공동조사가 400km 경의선 구간에 대한 5일간의 조사를 마치고, 12월 7일부터 열흘간 동해선 800km구간을 조사하게 된다. 공동조사를 완료하게 되면, 이를 토대로 남북한 철도를 어떻게 연결할지, 그리고 북한 철도를 어떻게 현대화하게 될지 결론이 나오고, 이에 따라 공사계획이 마련된다. 이러한 절차 후에 ‘본격적인 공사’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이 있게 된다. 그러니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 핵포기를 견인하려는 미국이 착공식에 민감한 것은 일면 타당해 보인다.그래서
지난해 10월 미국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가 폭로된 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뜻)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인사 보복까지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한국판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유명 정치인, 작가, 연출가, 음악가, 배우 등에 대한 성범죄 폭로가 줄줄이 이어졌고 여론 재판이 벌어졌으며 일부는 사법부 판단으로 넘겨졌다. 성범죄 폭로는 잠잠해지고 있지만 최근 연예계에서는 엉뚱하게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 과거에 채무를 갚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