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유엔 총회 및 한미 정상회담 등 참석차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비운 사이 현직 법무장관의 자택을 기습적으로 압수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치권에선 이번 조국 장관을 둘러싼 기싸움을 사법개혁에 반대하는 검찰 권력의 조직적인 저항이자 ‘검란(檢亂)’으로 규정하기도 하지만, 이는 정치·공학적으로 제한된 시선입니다. 그래서 조국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하게 된 배경을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검찰은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자녀의 학력 등과 연결된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의 위법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조국 블랙홀’에 갇힌 여야 정치권이 무기력합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문재인 정부=조국’이라는 프레임에 사로잡혀 ‘묻지마 조국 사퇴’를 외치며 연신 헛발질만 하는 통에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보수층 결집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도 계속 쥐고 갈 수도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조국 카드’ 때문에 전례 없이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합니다.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이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눈물의 삭발식을 거행했습니다. 여기엔 강효상 한국당 의원과 송영선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정기국회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데다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뿐만 아니라 ‘조국 정국’이 겹치면서 난항이 불가피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치열한 주도권 싸움도 정기국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야당이 조 장관에 대해 ‘해임 건의안’이나 ‘국정조사’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 경우 국회 일정 자체가 멈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이른바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기를 희망하는 만큼 ‘민생국회’를 강조하는 동시에 야당의 정치공세를 차단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과
“과거 한반도를 식민 지배했던 일본이 진솔한 사과와 책임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적대 행위라고 규탄한다.”일본 아베 정권이 한국의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우리의 전략물자관리가 일본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를 결정하자 나온 성명이다.이 주장은 우리 정부나 국회,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아닌 일본 내 시민단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현재 한국을 사실상 ‘적’으로 간주하는 아베 정권의 조치 이후 돌아오는 역풍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그간 수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지난 12일 오전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사실상 철회한 가운데, 청와대가 14일 지난 2년 간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고충을 겪어 온 영세자영업자 및 소기업 등에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을을 갈등’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다만 청와대는 소폭 인상으로 결론이 난 이번 최저임금 결정결과를 놓고 제기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 주장에 대해선 여전히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대한민국 사회와 같이 장기간 저성장‧저물가 기조를 이어가는 나라에서 최저임금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 결정에 경제보복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아베 정부가 이달 말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대비해 한국을 상대로 경제보복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 배경을 떠나 우리 경제는 한일 간 정치‧외교적 갈등에서 촉발된 일본의 보복성 수출 제재라는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났다.품목 선정부터 우리에게 데미지를 최대화할 수 있는 고도로 계산된, 계획 하에 이뤄진 조치로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엄격히 규제하기로 하면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
지난 24일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와 여야 합의를 기다리며 한차례 연기됐던 추경안과 관련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이 진행됐지만 북한 선박과 붉은 수돗물 등 선별적 상임위원회 참여만을 고집하던 자유한국당이 끝내 등원을 거부했다. 국회가 정상화 문턱까지 가서 또 한 번 미끄러지며 여야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여야 3당 원내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도출한 6월 국회 의사일정 합의안이 한국당 의총의 추인과정에서 발목이 잡혔다. 여야 모두 국회정상화 협상에 다시 한 번 임하겠지만, 국회 파행 80일 만에 극적으로 도출한 합의안마저
여야가 원내대표 간 ‘호프회동’으로 형성된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도 잠깐, 다시 ‘강대 강’으로 맞서면서 ‘국회 정상화’는 당분간 불투명해졌다. 여야는 수차례 원내대표 통화를 비롯한 물밑 접촉을 시도해왔지만 진전은 없었다. 극적 타결을 시도했던 지난 2일 회동도 소득은커녕 서로 감정만 상한 채 헤어졌다.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사과와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는 만큼 현재의 대치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공개석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 유출 사건을 직접 언급하며 자유한국당을 작심 비판하면서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 이어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한미 정상 통화 내용 유출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의 부적절한 만남으로 여야의 날선 대치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 출입기자단에게 “대통령의 발언은 ‘외교 기밀 유출 사건이 정쟁의 도구라든지 당리당략에 이용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설명했지만, 악화일로의 정국에서 굳이 대통령까지 나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문제와 관련한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공개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 내용을 건넨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감운안 동포담당 참사관을 두고 청와대와 한국당이 날을 세우고 있다. 강효상 의원이 공개한 내용이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강 의원의 행위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의정활동이라는 한국당 주장과 ‘정상 간 통화 내용은 3급 국가기밀’로 기밀 누설에 해당된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한국당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강효상 의원에게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3년차가 막 시작됐지만 국회가 여전히 공회전을 하고 있다. 꼬인 국정실타래를 풀 만한 묘수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추경과 민생현안 등 국회의 입법이 절실하지만 지난해 11월 합의한 여야 5당이 참여하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된 지 오래다.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에 제안한 대통령‧여야대표회담과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여야 5당이 모두 참여해야 시급한 현안들을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대표회동의 경우 대통령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독 회담으로, 여야정협의체는 원내 3당 체제로 열어야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위한 여야 4당의 합의안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정작 국회의원 자신들은 기소권 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문 대통령의 구상에서도 한참이나 후퇴됐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제도 개혁안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는 방안에 대해 전격 합의했지만,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뺀 모양새가 좋지 않다.기존 선거제
내년 4월 15일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 형성된 정치지형도를 엿보는 동시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 성격이 강하다.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특히 선거철마다 반복돼온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어느 때보다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어 선거를 통한 실질적인 다당제가 실현될 지도 관심사항이다.일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국정안정론’과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정면으로 부딪힐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안정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에서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간 대결은 수치상 1대 1이지만 사실상 자유한국당 승리로 마무리됐다.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첫 선거를 치른 한국당은 전통적 텃밭인 통영·고성에 가볍게 깃발을 꽂은데 이어 애초 ‘진보 정치 1번지’로 분류되면서 절대적 열세 지역인 창원 성산에서도 초박빙 승부를 펼치며 강력한 존재감을 심어줬다.보궐선거에 ‘올인’한 한국당 입장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싸늘하게 식은 PK민심을 일정 정도 되돌렸을 뿐 아니라 보수 세력 결집을 위한 교두보
지난달 31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와 청와대의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가 있었지만, 나머지 후보자 5명에게 모두 낙제점을 준 야당과 추가 낙마를 막기 위한 여당 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장관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1일에 이어 2일, 여야의 날선 공방이 점입가경이다.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1일 두 후보자 낙마 여세를 몰아 추가 낙마를 위한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사검증 실패를 고리로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낙마는 없다'는 입장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면서도 회담 결렬을 두고 벌어지는 책임공방으로 자칫 대화의 판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한국 정부에 공이 넘어온 분위기다. 여기에 북·미 양측이 직간접적으로 대화 접점을 찾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역할을 바라고 있다.정부는 북·미 협상을 이끌어내는데 최대 난관인 ‘완전한 비핵화’ 수위 완화작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를 트려면 북한과 이른바 ‘빅딜’을 그리는 미국 측의 전향적인 변화가
불법적인 개학 연기를 강행하던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대국민사과와 함께 백기를 들었다. 정부여당의 압박과 여론의 악화,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법인 설립허가 취소 결정 등 전방위 압박에 부담을 느꼈는지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여전히 정부와 여당에 돌리며 다음 투쟁을 준비 중이다. 한유총은 투명 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이 도입되고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이른바 ‘유치원 3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안대로 수용되면 사립유치원 자율성 유지와 생존
2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꾸려진 하노이 국제미디어센터에 모인 전 세계 언론은 마지막 일정을 기다리다 판이 틀어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술렁이기 시작했다. 결국 협상은 중간에 결렬됐고, 이후 북·미 외교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북·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이 틀어진 뒤에도 표면적으로는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면서도 협상 결렬 원인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차기 협상의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북·미 정상은 애초 하노이에서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낼 정도의 실무조율이 되지 않은 채 회담에 임했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