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을 기다리게 만드는 주꾸미의 계절이 왔다. 이 작은 바다의 보물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재료인데, 특유의 쫄깃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어떤 양념과 함께 해도 잘 어우러진다. 특히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산주꾸미는 신선하고 부드럽게 탱글거리는 맛이 더욱 좋다. 뿐만 아니라 주꾸미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아연과 철분, 비타민B군을 함유하고 있어 피로와 스트레스로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제철을 맞은 주꾸미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맛있게 즐겨보자. 살짝 데쳐 주꾸미의 담백한 맛을 제대로 느낄
SNS에 숏폼에 넘쳐흐르는 맛집이 슬슬 뻔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보다 더 유니크할 수 없는 ‘이로리야키’를 만나보자. 개그우먼 박나래가 TV프로그램에서 선보이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이로리야키’는 ‘원시구이’라고도 부르는데 모래가 담긴 화덕에 꼬챙이에 끼운 식재료를 구워 먹는 방식이다.여기서 ‘이로리’는 일본의 전통적인 가옥의 난방 형태를 말하는데, 마루의 일부를 네모나게 잘라서 흙바닥을 드러내 불을 피우거나, 마루보다 한 단 낮은 공간에 재를 채우는 방식으로 주로 난방과 요리용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가 아궁이로 대표되는 구들 문화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식문화를 꼽으라면 다수가 주저없이 이탈리안을 꼽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주와 비슷한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은 각종 신선한 해산물이 발달해 올리브 오일로 맛을 낸 깔끔한 요리들이 대표적이다. 또한 북부 도시 ‘볼로냐’는 이탈리아 전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농작물과 가축 사육이 발달해 음식 문화가 풍요로운 미식의 도시로 특히 육류와 치즈를 활용한 요리들이 많다. 이 도시의 이름을 딴 볼로네제 소스는 고기와 토마토로 만드는데 라자냐나 파스타, 미트볼과 함께 즐기는 대중적인 소스이기도 하
호로록~ 호로록~ 맛있는 소리와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는 국수.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국수 요리는 다양하고 무한한 매력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면은 길고 긴 역사만큼 종류 또한 다양한데, 밀이나 메밀, 녹말(고구마나 감자 전분) 등으로 재료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고, 만드는 방법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반죽을 늘이고 겹치기를 반복하여 뽑는 ‘수타면’, 국수틀에 반죽을 넣어 압력으로 뽑아내는 ‘압면’, 반죽을 평평하게 밀어 칼로 썰어내는 ‘칼국수’, 가늘게 뽑은 면을 막대에
매년 가을이면 고개를 숙인 벼이삭들이 넓은 들판을 황금으로 물들인다. 영글대로 영근 벼들은 추수를 거쳐 우리들이 먹는 맛있는 쌀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추수가 끝난 볏짚은 어떻게 되는 걸까? 농경시대부터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매년 추수 후에는 상당한 양의 볏짚이 남게되는데, 이 볏짚은 아주 요긴한 아이템으로 변신한다. 예전엔 짚풀을 꼬아 모자나 망태기 등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실 대신 만들었고 지금도 공예를 다루는 곳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곧 겨울을 맞는 가축들의 보온재로도 활용하고, 집에서는 메주나 청국장
씹고 뜯는 맛이 있는 소고기의 꽃 ‘갈비’. 예전 농경시대에서 ‘소’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었는데, 이 소를 식재료로 활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귀한 자리나 손님을 모실 때에만 가능했던 일이었다. 때문에 조선 시대에는 왕이나 양반들이 연회에서 먹던 귀한 음식이었으며 지금까지도 결혼식을 비롯한 인륜지대사에 꼭 등장하고는 한다. 소는 이처럼 귀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주로 구이보다는 탕국으로 즐겼다. 갈비탕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뼈가 쏙쏙 빠지는 갈빗대 부위 이외에도 ‘마구리’로 부르는 부위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따뜻한 국밥 한 그릇 좋아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 그 중에서도 돼지머리를 고아 내장과 순대를 넣어 완성하는 ‘순댓국’은 그야말로 서민의, 서민에 의한, 서민을 위한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국밥 중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소고기 베이스의 국밥은 새벽을 깨우는 양반의 음식인 ‘효종갱’부터 오늘날 설렁탕과 곰탕까지 발전하였는데, 요즘 한 끼 식사 물가 탓에 매일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럽고, 이따금 먹는 보양식 포지션이 되었다. 그에 비춰봤을 때 순대국은 저렴한 가격과 넉넉하게 넣어주는 머릿고기와 순대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어 그
대게 등딱지 속을 소담하게 채우고 있는 소스와 색색의 고명이 아름다운 요리인 ‘카니미소구이’. 한국말로 ‘게 내장’이라는 의미의 이 요리의 주재료인 ‘카니미소’는 한국에서는 아직 요리의 주인공이나 소스로 활용하는데 익숙하진 않지만 일본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식재료다. 초밥 위의 재료로 올리기도 하고, 계란찜이나 파스타, 된장국에 넣는 소스로 활용된다. 또 통조림이나 카니미소맛 인스턴트 라멘 등도 있다.요즘 한국의 일식 다이닝이나 이자카야에서도 점차 이 카니미소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데, 신선한 게 내장을 가게만의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전쟁 같은 한국 외식업 시장에서 연일 승승장구하는 이들이 있다. 음식의 맛과 비주얼뿐만 아니라 오가는 손님들을 끌어들일 익스테리어, 들어온 손님들의 마음을 훔치는 인테리어, 컨셉에 충실한 기물과 나아가 소소한 굿즈까지. 정적인 레스토랑이 아닌, 매장을 알고 찾아와 들어서서 식사를 하고 나가기까지의 모든 식사 경험에 스토리를 담아낸다.고고한 백조도 수면 아래에서는 쉼없이 물갈퀴질을 하는 것과 같이, 이들의 식당도 멋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수없는 피땀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고퀄리티의 식재료 공수를 위한 발품을
부드러운 국수와 아삭한 숙주의 환상 궁합! 오묘한 향신료와 진한 고기육수의 감칠맛이 살아있는 쌀국수! 동남아에서 즐겨먹는 음식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아 이제는 곳곳에 쌀국수 가게가 즐비하다.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쌀국수는 크게 태국식과 베트남식이 있는데, 태국식은 베트남식보다 더 다양하고 강렬한 향과 맛으로 오감을 사로잡는 맛이라면 베트남식은 담백하면서도 진한 고기육수가 도드라지는 맛이다. 여기에 매장에 따라 팔각, 정향, 레몬그라스, 후추, 생강 등 다양한 향신료를 넣으면 우리가 먹는 쌀국수가 완성된다. 특히 베트남식
‘향수’. 오늘 소개할 러스틱 퀴진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날이 갈수록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지는 미식 시장에서 러스틱 퀴진은 과감하게 반대의 길을 간다. 사전적으로 해석하면 ‘시골, 소박한, 투박한’ 등의 의미인 러스틱은 말 그대로 도시적인 삶의 방식을 떠나 자연 그대로의 삶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인데, 이러한 기조를 품고 있는 러스틱 퀴진은 인공적인 느낌 없이 자연 그대로를 십분 활용해 요리로 만들어낸다. 우리 나라로 치면 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들러본 백반집에서 직접 기른 채소에 직접 띄운 된장을 무쳐 주는 소박한 나
가는 해가 못내 아쉬운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 송년 모임을 가진 것도 얼마 지나지 않은 일 같은데, 2024년 새해가 되어서도 크고 작은 모임이 계속 이어진다. 즐거운 모임 자리를 위해서는 메뉴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한식 다이닝은 따로 취향 타는 일 없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답이 된다.셰프의 개성을 담은 화려하고 섬세한 플레이팅에 한번 놀라고, 익숙한 식재료와 장류에서 오는 편안함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외국에서 파인다이닝을 즐기다 보면 끝마무리가 무엇인가 어색했던 경험이 왕왕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음식으로 알려진 ‘효종갱’. 조선시대 양반들이 해장할 때 주문해 먹었다던 효종갱은 배추와 콩나물, 소갈비, 전복 등의 재료를 듬뿍 넣고 된장을 풀어 푹 고아 만든 해장국이다. 이처럼 한국의 옛 선조 때부터 이어져 온 국밥 사랑은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한국을 대표하는 식문화로 글로벌하게 알려지고 있다.한국은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만큼 이와 장단을 맞춰줄 국물 음식이 함께 하는 것이 퍽이나 자연스러운데, 여기에 다양한 식재료와 지역색이 더해져 여러 종류의 국밥이 존재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소나 돼지를 이용한 국밥
광활한 대륙의 땅만큼이나 가짓수가 많고 화려한 요리의 꽃, 중식. 쓰이는 음식 재료부터 조리법, 종류까지 천차만별이라 매일 다른 요리를 먹고 살아도 중국의 요리를 다 못먹는다는 말이 결코 허투가 아니다.특히 중식당에서는 여러명이 둥근 회전식 식탁에 모여 앉아 여러가지 요리를 시켜놓고 나눠먹는 일이 흔하듯이 무릇 더 많은 인원이 모일수록 좋은 것이 중식이다. 냉채, 고기, 해산물, 탕, 식사까지 맛보고 싶은 다양한 요리들을 쉐어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게 중식의 묘미. 북경오리를 눈 앞에서 카빙하는 등 퍼포먼스 적 요소도 좋다.즐거운
로맨틱한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선물 같은 시간이 있다. 추운 바깥에서 따뜻한 실내로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온도. 부드러운 조도의 조명과 은은하게 퍼지는 캐롤, 그리고 두런두런 들리는 수다 소리와 음식을 만드는 부산한 주방의 기분좋은 소음까지. 크리스마스만이 주는 특별한 감성은 참으로 오랜 시간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여기에 맛있는 요리와 와인이 곁들여지면 그야말로 완벽한 시간이 완성된다. 제철 식재료를 기반으로 셰프 저마다의 경험과 스토리를 녹여내는 요리들은 디쉬마다 황홀한 감각을 선사한다. 고심해서 준비했을 주류 페
특별한 날이면 생각나는 음식 스테이크. 잘 숙성된 고기를 높은 온도의 팬에 올려 지글지글 맛있는 소리와 함께 굽는 스테이크는 뜻깊은 날을 기념하기에도,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 맞춤인 요리다. 바삭하게 겉면을 굽는 시어링을 거친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육즙과 풍미가 가득해 한 입 베어물자마자 행복이 가득 밀려오는 맛이 좋다.같은 스테이크라도 등심이나 안심, T본 등 부위마다 다른 식감과 맛을 즐길 수도 있고 굽기 정도도 선택이 가능해 입맛에 맞는 커스텀이 가능하다. 또한 매시드 포테이토, 시금치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에 신선한 고기와 채소, 해산물 등을 넣어 익혀먹는 샤브샤브는 찬바람에 언 몸을 부드럽게 녹여주기에 최적의 메뉴다. 보글보글 끓는 육수를 앞에 두고 익혀 먹으며 도란도란 수다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진국이 된 육수가 나타난다. 여기에 밥을 조금 넣어 죽을 만들어 먹으면 든든한 마무리도 가능한 음식.샤브샤브라는 단어 자체는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지만, 육수에 재료를 간편하게 데쳐 먹는 방식은 어느 식문화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중국에서는 훠궈, 일본에서는 샤브샤브, 태국의 수끼 등이 그러하다. 요즘 한국
가을이 저물고 찬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해산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계절이 비로소 펼쳐진다. 겨울 해산물 중에서도 특히 기름이 실하게 오른 대방어는 이 때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 대방어는 방어 중에서도 5kg 이상의 대형 방어를 뜻하는데, 그중에서도 10kg 이상의 대형 사이즈는 고소한 맛과 감칠맛이 좋아 선호도가 높다. 마치 참치처럼 크면 클수록 맛이 좋은 생선인 것. 또한 등살, 가마살, 뱃살, 배꼽살 등 부위별로 다양한 식감과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이번 주는 쫀득한 식감과 기름진 풍미를 가진 겨울의 전령 대방어를 맛있
모임하기 좋은 연말이 다가왔다. 특히나 올해는 길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한 뒤 마스크 없이 많은 인원들이 마음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첫 연말이다. 때문에 많은 식당의 예약이 벌써부터 속속 마감되는 등 모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손길도 분주하다.연말 모임의 관건은 다양한 입맛과 취향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접점을 찾는 일이다. 타이푸드부터 일식의 꽃 가이세키, 독창적인 한식노르딕퀴진, 우아한 프렌치, 감각적인 와인바까지.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분위기부터 맛집까지 많은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맛집 5
미식을 논할 때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도시 ‘홍콩’. 북적북적한 도시의 감성이 가득한 저렴한 식당부터 고급스러운 호텔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 ‘먹방여행’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짧은 비행시간도 장점이라 직장인이라면 금요일 밤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일요일 밤에 돌아오는 짧은 여행을 꽉차게 즐기기도 좋다. 홍콩의 미식을 논하려면 특유의 음식 문화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식당 형태 중 하나인 ‘차찬텡’이란 밥집겸 술집겸 카페(특히 차)로 극히 서민적인 대중음식점을 말한다. 차찬텡은